"北 도발 억제".. 韓·美 해병대, 연합 상륙훈련 5년 만에 부활

김선영 2022. 9. 2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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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비상대비태세 강화
9월 말 동해서 연합 해상훈련
美 핵항모·핵잠 등 참가해 실시
2023년 3∼4월에 '쌍룡훈련' 예정
美 '中, 대만 침공' 대비 비상계획
주한미군 파견 가능성 등 검토
北은 中·러와 밀착행보 가속화

한·미 당국이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한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공언한 이후 양국의 대규모 연합훈련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선제 핵무력 사용을 법제화하는 등 한반도 긴장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은 ‘사회주의’와 반미를 연결고리로 중국·러시아에 잇따라 구애를 보내고 있다. 동북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대결 구도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北 도발 가능성에 ‘대규모 연합훈련’ 나서는 한·미

21일 군에 따르면 한·미 해병대는 내년 3∼4월쯤 대규모 연합 상륙훈련을 벌인다. 주한 미 해병대의 오스틴 갤리고스 대변인은 이날 “한·미 해병대가 연합 5개년 훈련계획을 수립했다”며 “5개년 계획은 현재의 제한된 규모 훈련을 지속하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대규모 연합 상륙훈련을 다수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병협동 도하훈련 21일 경기 여주시 남한강 일대에서 열린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K-2 전차가 공병대가 설치한 부교를 건너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제7기동군단 예하 7공병여단과 11기동사단, 한·미 연합사단 예하 미 11공병대대 등이 참가했다.
여주=연합뉴스
현재의 ‘제한된 규모 훈련’은 한국해병대연습프로그램(KMEP)을 일컫는 것으로 연간 15~25회 대대급 이하 규모로 진행됐다. 미군은 이달 초 적지에 침투해 폭격과 함포를 유도하는 미 항공함포연락중대(앵글리코)가 참여한 올해 3분기 KMEP 훈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며 대북 경고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해병대 주요 임무는 유사시 적 지역으로 상륙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북한은 한·미 해병대의 상륙훈련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양국 해군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연합 상륙훈련은 내년 3∼4월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 해병대 관계자는 “올해 갱신한 5개년 연합훈련계획에 대규모 훈련 부활 내용이 포함됐다”며 “새 계획에 따라 시행하는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은 내년 3~4월에 열리는 쌍룡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쌍룡훈련은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이달 말 동해에서는 23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하는 미 해군의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이끄는 항모강습단과 핵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 등이 참가하는 대규모 한·미 연합 해상훈련이 실시된다. 미 핵항모가 한국 작전구역(KTO)에서 연합 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2017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 등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부쩍 잦아졌다. 미 전략사령부는 ‘지난주 B-1B 전략폭격기의 인도태평양 지역 장거리 비행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 차원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미 전폭기는 정기적으로 동맹 및 협력국과 연합 안보협력에 관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B-1B의 이번 임무가 사실상 미국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한·미 3차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에서 약속한 ‘핵·재래식무기·미사일방어체계 등 모든 군사능력을 활용한 확장억제 제공’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美, 中 대만 침공 대비… 북·중 밀월관계 과시

북한은 중국과 더욱 밀착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보낸 답전에서 “총서기(시 주석) 동지와 중국당과 정부와 인민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은 적대세력들의 극악한 고립봉쇄 책동과 세계적인 보건위기 속에서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안녕을 굳건히 수호하며 사회주의를 승리적으로 전진시키기 위한 우리의 투쟁을 힘 있게 고무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이며 전략적인 관계가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끊임없이 강화, 발전되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19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포럼에서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가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해 한국군 지도부와 한국군의 개입 등 역할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들어가지는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내 임무는 한반도를 방어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사령관이나 지도자들은 그 어떤 것과 관련해서도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대만 방어에 나설 경우 한국의 군사적 지원을 기대할 것이라는 지적에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각자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으며 한국인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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