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 단기간 해소 어렵다.."리스크 현실화가 핵심"

이재용 2022. 9. 2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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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통화스와프 체결 노력·1400원 방어 의지는 환율 상승 속도 조절 요인"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킹달러(달러 초강세)'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원화 약세 흐름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김승혁 NH선물연구원은 '달러 강세 연장과 4분기 추이' 웨비나를 통해 "원/달러 전망의 핵심은 시장이 우려하는 리스크가 얼마만큼 현실화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달러 강세, 원화 약세 흐름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현재는 달러 강세 동력(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 약 3~6개월 경기를 선행하는 미국 콘퍼런스보드(CB)선행지수와 미시간대학교 소비자(기대, 심리) 지수는 저점을 통과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3년물 기대인플레이션은 2.7%로 복귀해 지난 2020년 수준까지 하락했고, 1년물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5.75%로 연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GDP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소비자 심리지수가 반등한 것은 견고한 고용과 소비, 공급망 병목현상 개선 등에 따른 연착륙 기대심에서 기인한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며 달러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또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가 가시화하며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대비 2배가량 상승하며 낮은 대외적 신인도를 나타냈다. 이에 따른 지난 6월 유로화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은 음수 전환 후 유로화 약세를 심화했다.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물가는 높아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이 계속될 수 있어 유로화 단기 반등 가능성이 낮다. 유로화 반등 가능성이 낮다면 상대적으로 달러 강세의 요인이 된다.

중국의 위안화 전망도 원화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는 중국 수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 외국인 입장에서는 중국 경기 모멘텀과 한국의 모멘텀을 비슷한 흐름으로 본다. 경기 개방도 중국에 비해 한국이 높아 위안화 평가 절하·절상을 배팅할 때 원화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관계가 높다.

김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하락, 내수 회복의 부진, 자본 유출 압력 등에 단기적 중국경기 반등은 어려우며, 위안화 역시 단기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부동산 문제는 중국의 경기 침체 내관으로 작용하는데 중국의 부동산 대출 상환 거부 운동 등은 은행의 대출 부실 우려를 심화한다"며 "부동산 발 경기 침체 우려는 위안화 약세의 요인이 되고 이에 따라 원화 약세 흐름이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승혁 NH선물연구원이 이날 오후 열린 '달러 강세 연장과 4분기 추이' 웨비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NH선물]

그는 이런 점을 근거로 당장은 위기 상황이 아니지만, 환율 상승 압력이 단기간 일소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국내 CDS 프리미엄은 전고점 수준 달성 이후 30bp(1bp=0.01%p) 수준의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즉 대외적 신인도에 아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와프 포인트도 코로나19 발생 당시 수준을 크게 상회하며 단기적 달러 수급은 아직 안정적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실질적 구매력에 비해 약세 폭이 높고 무역 수지 적자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지난달 한국 무역 수지는 94억7천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상품수지 역시 에너지 가격 수입단가 상승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국민소득(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지속 하락추세다.

무역 수지가 악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달러 순 공급 역시 하락 추이를 보인다. 달러 순공급 절대적 수준은 아직 높으나 미국의 M2 감소, 글로벌 양적 긴축, 외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 등에 하락추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앙은행이 건재하기 때문에 상단 방어는 가능하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상단 경직성에 대한 시장의 롱 심리(달러 매수)를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10월 24일 당국은 구두 개입과 10~20억 달러의 개입물량을 통해 8원의 상승분을 형성했다. 이후 약 2달의 시간 동안 해달 레벨 하향이탈이 방어됐다. 최근 외환당국이 10억 달러 가까운 달러 매도를 통해 1천400원 상향돌파를 방어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환율 쏠림에 대해 지속적해서 경고했고, 이번 1천400원 방어를 통해 당국의 의지를 명확히 했다"며 "또 당국이 이번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통화스와프 체결을 노력할 것이란 점도 4분기 환율 상승 속도 조절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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