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악기에 전기기타 더해 '거대한 울림'

임석규 2022. 9. 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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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기타와 우리 악기 생황이 화음을 맞추고, 꽹과리와 드럼이 힘을 겨루며, 아쟁과 첼로가 대거리한다.

전통 국악관현악에 서양 오케스트라 악기와 록음악의 전기기타까지 더해지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공연이 펼쳐진다.

55명의 국악관현악 연주자와 35명의 서양 악기 연주자만 해도 90명의 대규모 '동서양 연합 오케스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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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 공연
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에 전기기타와 드럼 등이 가세하는 ‘믹스드 오케스트라’는 압도적이고 거대한 음량을 뿜어냈다. 동서양 악기군과 록음악을 주름잡는 전기기타와 드럼이 어우러지는 공연 ‘충돌과 조화’가 오는 28일 서울 세종대극장에서 열린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전기기타와 우리 악기 생황이 화음을 맞추고, 꽹과리와 드럼이 힘을 겨루며, 아쟁과 첼로가 대거리한다. 전통 국악관현악에 서양 오케스트라 악기와 록음악의 전기기타까지 더해지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공연이 펼쳐진다. 오는 28일 서울 세종대극장에서 열리는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 공연이다.

21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공개 시연회에서는 무엇보다 압도적인 음량이 두드러졌다. 55명의 국악관현악 연주자와 35명의 서양 악기 연주자만 해도 90명의 대규모 ‘동서양 연합 오케스트라’다. 여기에 앰프로 증폭한 전기기타와 드럼 소리까지 합세하니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풍성한 사운드를 뿜어냈다.

‘충돌과 조화’란 공연 제목에도 이내 고개가 끄덕여졌다.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 등 동서양의 다양한 악기군이 서로 어울리고 부딪히며 빚어내는 소리는 격렬하고 낯설었지만, 새롭고 감각적이었다. 마치 여러 가지 다양한 언어로 노래하는 대규모 오페라 합창곡처럼 각각은 이질적이지만 전체적으론 균질한 사운드를 창출했다.

‘믹스드 오케스트라’의 공연 ‘충돌과 조화’를 기획하고 지휘를 맡은 김성국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왼쪽)과 전기기타리스트 황린. 세종문화회관 제공

김성국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이 이 공연을 기획했다. 김 단장에겐 취임 직후부터 ‘국악의 확장’이 화두였다. 고민 끝에 그가 내놓은 해법이 바로 ‘믹스드 오케스트라’다. 김 단장은 “우리 음악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악기와도 어우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이 믹스드 오케스트라는 유럽 악기, 아시아 악기, 전자악기는 물론, 악기로 인식되지 않지만, 음악적 표현이 가능한 도구까지 포함해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 지휘도 그가 맡는다.

악기들이 내는 음량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 숙제다. 김 단장은 “트롬본, 튜바와 가야금, 거문고 등 악기별로 음량의 차이가 어마어마해 앙상블로 균형을 맞추고 조율하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낯설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인데, 이런 게 바로 이번 공연과 이 오케스트라의 묘미”라고 말했다.

이 공연엔 <제이티비시>(JTBC)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2’에서 3위를 차지한 밴드 ‘카디’의 기타리스트 황린과 첼리스트 주연선 등이 협연자로 나선다. 황린은 “국악과 양악의 조합도 특이한데 솔로 전기기타가 더해지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라며 “지휘자의 호흡을 따라가며 음악을 함께한다는 게 새로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전기기타의 음색이 태평소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황린 기타리스트에게 반해 이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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