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 올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 역대 최대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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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무역 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281억7,000만 달러(약 39조2,830억 원)를 기록하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센터장의 40%(6명)는 무역수지 적자 규모를 300억 달러(약 41조8,350억 원) 이상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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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281.7억 달러, 300억 달러 이상 전망도
올해 국내 무역 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281억7,000만 달러(약 39조2,830억 원)를 기록하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 보고서를 21일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사는 6∼15일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센터장들은 올해 무역 적자가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206억 달러)과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쳤던 2008년(133억 달러)을 웃도는 규모로, 1956년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다. 센터장의 40%(6명)는 무역수지 적자 규모를 300억 달러(약 41조8,350억 원) 이상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2008년 이후 13년 동안 흑자 흐름이었던 무역수지는 올해 적자로 돌아선 뒤 8월까지 누적 무역 적자가 247억2,7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 중 무역수지 적자가 나아질 것으로 봤지만, 내년 2월까지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적자 기조는 이어진다고 예측했다. 적자 폭이 가장 커지는 시기는 8~11월로 파악했다.
이와 관련, 전경련 소속 한국경제연구원은 "무역수지 감소 시 원화 가치 절하로 연결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 압력이 높아진다"고 이날 '무역수지가 외국인 주식 매매 형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특정 월에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다음 달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할 확률이 무역수지 흑자일 때보다 평균 28.3% 증가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최고가는? "평균 1,422.7원 전망"
이런 무역 수지 적자는 원자재 등 수입 비용이 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 환경이 나빠지면서 수출 침체 영향이 크다. 전경련 측은 "7월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점 대비 하락하고 있지만 원자재,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달러화 강세까지 더해져 수입 물가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①한국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업황이 나빠지고, ②컴퓨터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덩달아 소비도 부진하고, ③무선통신기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호황의 기저 효과, 애플 신제품 출시 등으로 부진해 무역 수지가 좋아지기 힘들다고 봤다.
산업계 전반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선 최고가를 평균 1422.7원으로 예측했다. 최고 1,480원에 이른다는 예상도 나오면서 환율 상승이 수출 증가를 상쇄하게 될 것으로 봤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무역 적자와 고환율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큰 위협"이라며 "금융 당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규제 개혁, 세제 지원 등 경영 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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