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회고록에 "尹총장 대표적 인사 실패, 한동훈은 카르텔 중심"

주희연 기자 2022. 9. 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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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 출간
"한동훈은 카르텔의 중심" "당은 이재명 중심으로 가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지난달 5일 저녁 세종시 해밀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문화관람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 세종시민과의 대화'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인사 실패 등을 대선 패인(敗因)으로 지적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표적인 인사 실패”라고 했다. 앞으로 민주당에 자신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당은 이재명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1일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내세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언급하며 “임기 중 1만원까지 올린다고 목표를 세웠으면 무리 없이 성공했을 텐데, 결과적으로 집권 첫해부터 최저임금을 너무 많이 올린다는 저항에 부딪혔다”면서 “학자 몇 사람 주장으로 정책을 짜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눈에 잘 띄지 않는 인사 문제도 있다”며 “기재부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 관료들이 정부를 장악했다”고 했다. 선거 국면에서 민주당이 전(全)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밀어붙였지만 경제 관료들이 재원 등 문제를 들며 반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정책은 좀 약한 측면이 있었지만, 진정성이 사람의 공감을 많이 얻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자신이 강조해 온 ‘민주당 20년 집권론’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여러 정치인들의 공과(功過)를 언급했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해 유독 후한 평가를 했다. 그는 대선에서 이 대표가 진 것을 아쉬워하며 “너무 아까운 후보다, 굉장히 좋은 후보였다. 정치권에 이 후보처럼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이어 “소년공으로 공장 다닐 때 야학 다닐 시간도 없었는데, 그러면서도 한 단계씩 극복해 나간 의지가 놀랍다”며 “다시 서민들, 노동자들 곁으로 돌아와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도 대단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런 사람을 ‘기득권 카르텔’이 똘똘 뭉쳐서 공격을 했다”며 “윤석열 쪽의 비리 의혹은 증거가 나와도 검찰과 언론이 외면해 버린 반면, 이 후보는 아무런 증거가 없어도 의혹을 부풀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와 이해찬 전 대표가 지난달 5일 세종시 해밀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문화관람실에서 열린 '세종시민과의 대화'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를 공격했다는 ‘기득권 카르텔’에 대해 “부유층과 기득권층 2세들이 차지한 검찰, 언론, 관료집단”이라 규정했다. 그는 “전형적으로 한동훈 같은 인물이 그 카르텔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강남3구 출신, 특목고 출신, SKY 대학 출신들이 공무원 사회 주류를 이루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하게 시험을 쳐서 뽑는다는 것이 사회구조적으로는 불공정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선 패인으로 기득권의 카르텔, 문 정부 실정, 유권자층의 보수화 등을 여러 요인을 지적했지만 ‘대선 후보 이재명’의 자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 대표가 대선에서 선전했다며 “중산층과 서민들이 이재명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본다. 비전, 정책,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윤석열과 많이 대비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은 이재명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 대해선 “국민 통합이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고, 협상하는 게 정치의 본질인데 ‘정치 실종 상태’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치밀한 준비 없이 기자실 폐쇄 같은 정책을 펴며 언론과 전쟁을 치렀고, 국정을 운영하려면 당정이 협력해야 하는데 긴밀하게 하지 못해서 협조가 잘 안 됐다”고 했다. 그는 2007년 대선 참패를 회상하며 “노무현 대통령도 재집권에 의지가 별로 없어보였다”며 “언론과 사이가 나빴던 것도 결정적인 실수”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017년 10월 한겨레가 만든 ‘김어준의 파파이스’ 인터뷰에 출연해 방송인 김어준씨를 처음 만났던 일을 회상하며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매체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전국민적인 비판 여론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사건’ ‘조국 사태’ 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정의연 사건과 관련, “수십년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켜온 역사성이 있는데 그것까지 무너뜨리려고 하는 시도는 허용할 수가 없었다”며 “본질적인 과오가 드러난 게 아니면 일단은 견뎌야 한다. 안 그러면 운동의 역사성까지 훼손된다”고 했다. 정의연 의혹이 터졌던 2020년 당시 이해찬 대표는 윤미향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에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 이 전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조국 전 장관은)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했다. 수난을 겪으며 거의 석달을 버텼다”며 “나와 의논하면서 출구전략을 만들었고, 결국 장관으로서 정비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가 와도 버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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