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S25에 佛 '로칠드' 전용와인 깔린다

GS리테일, BPDR와 협업
내년 첫 전용와인 출시키로
허연수 부회장이 직접 챙겨
백화점 중심 와인시장 도전장
주류 특화매장 200여개 목표
BPDR "韓시장 10배 커질 것"

BPDR의 대표 와인 `샤또 무통 로칠드`.

GS리테일이 프랑스 로칠드 가문과 손잡고 GS리테일 전용와인을 만든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이 와인은 국내 '전용와인'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로칠드 가문의 문장인 '다섯 개의 화살'을 사용하게 된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6000개 GS25 편의점 유통망의 장점을 살려 기존 대형마트, 백화점 중심의 국내 와인 유통시장을 편의점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전략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프랑스 '바론 필립 드 로칠드(BPDR)'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GS리테일 전용와인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BPDR 관계자가 최근 한국을 방문해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과 면담하고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전용와인을 출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 와인 중 특1급을 받은 샤또 라투르, 샤또 라피트, 샤또 무통 로칠드, 샤또 마고, 샤또 오브리옹을 '5대 샤또'라 부른다. BPDR는 이 중 '샤또 무통 로칠드' 와이너리를 보유한 와인 제조사다. 샤또 무통 로칠드는 피카소, 샤갈, 이우환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와인 라벨로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미국 오퍼스원, 칠레 알마비바 와인도 BPDR가 현지 파트너인 로버트 몬다비(미국), 콘차이 토로(칠레)와 협업해 만든 와인이다.

GS리테일이 BPDR와 손잡고 만들 전용와인에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로칠드 가문의 '5개의 화살' 문장을 사용하게 된다. 유대인 금융 재벌 로칠드 가문은 "한 개의 화살은 부러뜨리기 쉽지만 5개의 화살을 모으면 누구도 쉽게 부러뜨릴 수 없다"는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타 편의점이나 유통사 대비 확실한 상품 차별화를 가져오기 위해 단순히 와인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첫 '5개의 화살' 문장을 사용한 전용와인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BPDR와의 전략적 협업에는 허 부회장이 직접 나서 최근 방한한 베로니크 홈브룩스 BPDR 매니징 디렉터와 면담하는 등 BPDR와 하는 사업을 챙기고 있다. 허 부회장은 상품구매(MD) 본부장 시절부터 와인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와인 사업 확대에 주력해왔다. 라면이나 과자 등에 비해 단가가 높은 데다 와인과 함께 치즈 등 안주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 타 제품 대비 매출을 쉽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GS25의 평균 주류 매출 비중도 담배를 제외하고 20% 안팎일 정도로 높다.

BPDR도 한국 와인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던 중, GS25 편의점 플랫폼에 주목하고 GS리테일을 사업 파트너로 선정했다. 홈브룩스 BPDR 디렉터는 "1인당 와인 소비량을 감안하면 한국 와인시장은 향후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편의점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을 넘어 와인 판매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국내 와인 유통시장 판도도 바꿀 수 있다는 GS리테일 측 설득에 BPDR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국내 와인 유통 채널 중 편의점의 와인 매출 상승 폭이 가장 컸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현재 1000여 종의 주류를 판매하는 GS25 전주본점 등 일반 편의점 대비 최대 10배의 와인 구색을 갖춘 주류 강화 플래그십 '플래닛' 매장을 20여 개 운영 중이다. GS25 전주본점은 전체 매출의 60%가 주류다. GS25는 주류 전문점 수준의 플래그십 매장을 200여 개 추가로 열 계획이다.

또 국내에선 주류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고 있지 않지만 GS리테일은 '와인25플러스'라는 채널을 통해 소비자가 와인을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인근 GS25편의점에서 픽업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을 구축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와인25플러스는 주류 스마트오더 시장에서 80%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25년까지 자사 앱을 통한 스마트오더 매출을 1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와인 소비의 중심축인 MZ세대 고객이 합리적인 가격의 프랑스 와인을 더 많이 소비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맞춰 전용와인의 가격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BPDR의 '무통까데' 와인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무통까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보르도 와인이다.

[진영화 기자 /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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