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들어왔나요?"..아는 사람만 반값에 찾아 먹는다
맛·영양에 큰 차이 없어 인기
무·양파 등 최대 50% 저렴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대형마트의 못난이 농산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홈플러스의 최근 2주간(8월 14~28일) 못난이 농산물 판매량은 전월 동기(7월 14~28일) 대비 78%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부터 전국 134개 점포에서 사과, 토마토, 밀감 등 '맛난이 과일' 5종과 10개 점포에서 무, 양파, 감자 등 '맛난이 채소' 8종을 판매 중이다. '맛난이'라는 이름은 맛과 못난이의 합성어로 '못나도 맛은 좋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못난이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 대비 약 10~30% 저렴하게 판매된다. 홈플러스는 여기에 더해 22~28일 일주일간 일부 품목에 대해 추가 2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개당 1990원에 판매되던 '맛난이 무'(700g~1㎏)는 1590원에 판매하고 '맛난이 작은 양파'(2㎏)는 3190원, '맛난이 감자'(900g)는 1990원에 선보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반 농산물 대비 40~5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참외, 자두, 사과 등 못난이 과일 10여 종을 판매해온 롯데마트의 '상생 과일' 역시 지난 1~7월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성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롯데마트에서 판매 중인 '화산 배'(3㎏)는 1만3900원인 반면 '상생 배'(3㎏)는 이보다 14% 저렴한 1만1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00g당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상생 자두'는 일반 자두 대비 23% 저렴하고, '상생 사과'는 일반 사과 대비 27% 저렴하다.
2020년 10월 국내 최초로 '못난이 채소박스' 정기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어글리어스의 이용객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누적 1만8000명이 채소박스를 받아봤다. 어글리어스는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총 33만9835㎏의 친환경·유기농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했다. '스탠다드 박스'를 기준으로 1~3주 간격으로 채소 7~10종을 랜덤으로 구성하는데 기록적인 폭우가 농가를 휩쓸고 간 지난달 중순에는 채소박스에 자라면서 구부러진 대파인 '춤추는 대파'를 포함해 배송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중 등급 외(못난이)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1.8%(2018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근의 경우 그 비율이 19.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농가에서 수확하는 당근 5개 중 1개는 제대로 유통되지 못한 채 대부분 버려진다는 뜻이다.
과거 못난이 농산물은 '가치 소비'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농가의 손실은 물론 농산물 폐기로 인한 메탄가스 발생 등 환경 영향까지 줄여줄 수 있다는 데 공감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먼저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면서 이제는 못난이 농산물 소비가 실질적으로 허리 끈을 졸라매기 위한 '생활 소비'가 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현재 배추 1포기의 소매가격은 9738원(9월 20일 기준)으로 전년(5683원) 대비 71.4% 치솟았다. 같은 기간 무는 89.8%, 풋고추는 88.6%, 당근은 40.4%, 시금치는 26.3% 올랐다.
다만 아직 국내에서는 못난이 농산물을 등급 외 상품으로 일괄 분류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은 수분을 충분히 머금고 있어 크기에 비해 무게가 나가 집어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신선하다. 브로콜리의 경우 꽃봉오리가 넓게 퍼지거나 열려 있는 것은 수확 후 시간이 오래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선택해서는 안 되고, 당근의 이파리 쪽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녹색 빛을 띄는 것은 신선도가 떨어지고 맛이 쌉싸름하다.
못난이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보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소비하는 게 좋다. 예컨대 울퉁불퉁한 감자가 매끈한 감자보다 더 싹이 많이 나고 곧게 자란 채소가 구부러진 채소보다 더 오랜 기간 신선하다. 흠집이 있는 채소는 흠집 부위를 잘라낸 뒤 보관하거나 구입 즉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흡집 부위를 중심으로 빠르게 부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경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맘껏 마시자"…월드컵 앞두고 기대감 커지는 이 시장
- [단독] GS25에 佛 `로칠드` 전용와인 깔린다
- "못난이 들어왔나요?"…아는 사람만 반값에 찾아 먹는다
- "동영상 만지니 느낌 팍 오네"…대기업들 앞다퉈 사간다는 이것
- 현대百 `肉학다식` 서비스 인기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AI가 실시간으로 가격도 바꾼다…아마존·우버 성공 뒤엔 ‘다이내믹 프라이싱’
- 서예지, 12월 29일 데뷔 11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 개최 [공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