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만 많고 조용하네요"..독감 무료 예방접종 첫날 병원 '한산'(종합)

양희문 기자 이유진 기자 백창훈 기자 이시우 기자 김기태 기자 한귀섭 기자 2022. 9. 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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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첫날이고 평일인 데다 생애 첫 접종 불안감 있어"
유료 예방접종 희망하는 30~50대 직장인 눈에 띄어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어린이 대상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21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병원에서 한 유아가 독감 접종을 받고 있다.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생후 6개월 이상 만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1957.12.31 이전 출생)은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2022.9.2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전국=뉴스1) 양희문 이유진 백창훈 이시우 김기태 한귀섭 기자 = “문의 전화는 많은데 정작 찾아오는 사람은 없네요.”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생애 첫 접종자에 대한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21일 전국 지정 위탁의료기관에는 문의 전화만 잇따를 뿐 접종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3시께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한 소아과. 독감 예방접종을 문의하는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직원들은 정신없을 정도로 상담 전화가 밀려들자 진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맞은 영유아는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유료 접종자는 9명이나 됐다.

소아과 관계자는 “접종 문의 전화가 계속 온다. 오늘만 해도 50통은 넘게 통화했다”며 “다만 첫날인 데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접종을 먼저 시작하니 부모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좀 더 지켜보고 접종을 하겠다는 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이나 직장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30~50대 직장인들이 무료 접종 대상자가 아님에도 유료 접종을 하러 온다”며 “토요일 오전에는 무료·유료 접종자로 붐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하루 앞둔 20일 광주 북구보건소 접종실에서 감염병예방팀 직원들이 의료기관에 추가 공급할 백신의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1일부터 생후 6개월부터 만 9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독감 국가예방접종을 실시한다.(광주 북구 제공)2022.9.2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부산지역 병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전 10시께 부산진구 한 소아과는 일찍이 진료를 위해 찾은 부모와 아이들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독감접종을 하는 아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근의 또 다른 소아과도 병원 문을 연 지 2시간이 지났지만 독감 접종을 하고 간 어린이는 없었다.

수영구 한 소아청소년과는 오전 11시까지 2명의 영유아가 독감 접종을 마쳤다. 간호과장 A씨는 “영유아 독감접종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특히 오늘은 첫날이라 홍보가 덜된 탓도 있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주말에 다소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3세 아이를 둔 김모씨는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 진료받으러 왔다”며 “오늘부터 영유아 대상 독감 무료접종을 하는 줄 몰랐다. 남편과 상의해서 곧 맞히겠다”고 말했다.

대전·충청지역도 마찬가지였다. 대전 가족보건의원에서 이날 오전 10시까지 모두 23명이 독감 백신을 맞았지만 9세 미만은 1명에 그쳤다. 충남 천안시 한 소아과도 오전 중 접종을 마친 영유아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한 소아과 간호사는 “평일 오전이다보니 내원객이 많지 않다”며 “백신 접종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종종 결와 대상 여부와 시기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생애 첫 접종자에 대한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21일 강원 춘천시 한 내과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2.09.21./뉴스1 한귀섭 기자

접종 첫날 접종률이 높지 않은 데는 접종 대상자들이 대부분 보육시설이나 학교 등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이모씨(39)는 “아이들이 만 9세 미만이어서 독감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지만 평일에는 학교와 학원에 다녀 피곤하다”며 “접종 후 쉴 수 있는 주말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일반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천안의 이비인후과에서 만난 최모씨(56·여)는 “손녀를 돌보면서 감염병에 예민해졌다. 뉴스를 보니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고 해서 서둘러 맞으러 왔다”고 소개했다.

강원지역 병원들 역시 소아과 진료를 보기 위해 찾은 부모와 아이들은 있었으나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아이들은 찾기 힘들었다. 춘천시 소양동 한 내과도 진료를 보기 위한 환자들만 있었고, 단순 감기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의 대상은 △생후 6개월~만 13세 이하 어린이(2009년~2022년 8월 31일 출생자)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층(1957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이다.

생애 첫 접종자(생후 6개월~만 9세 미만)는 1차 접종 후 한 달 뒤에 2차 접종을 해야 하므로 가장 먼저 이날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이 외 어린이(1회 접종 대상자)와 임신부는 10월5일부터 접종받을 수 있다.

만 75세 이상 고령층은 10월12일부터, 만 70~74세는 10월 17일, 만 65~69세는 10월 20일부터 각각 접종할 수 있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 기간은 올해 12월31일까지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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