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같이 마시는 강물에 독극물 풀어선 안돼"

정주원 2022. 9. 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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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첫 상견례
與 "역지사지해 달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21일 국회 본청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상견례를 했다. 주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선출된 뒤 양당 원내대표 간 첫 공식 석상 만남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도 민주당은 "정부를 견제하는 게 야당의 책무"라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서로 입장을 바꿔 역지사지해 달라"고 뼈 있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날 국회에서 주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박 원내대표는 먼저 "여야가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에서 성과를 내야 할 때 협치의 리더십을 가진 분께서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되셨다"며 "민생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야당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그는 "여야는 한 강물을 먹는 파트너이지 결코 적이 아니다"고 비유하며 "같이 마시는 강물에 독극물을 풀어선 안 되는 것처럼 서로 경쟁할 건 경쟁하면서도 타협할 건 타협하는 운영의 묘를 주 원내대표와 함께 풀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극한으로 치닫기보다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풍토가 회복돼야 한다"면서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에서)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선거 패배 후에도 반성 없이 발목 잡기를 한다는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런 의심을 풀어주면 훨씬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 "야당은 정부 견제가 국민께서 부여한 책무"라며 "야당을 향해 '정치 공세'라고 치부하지만 말고 경청하면서 접점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걱정은 많지만 시간이 지나 '박홍근·주호영 원내대표가 있을 때 의회민주주의가 꽃피웠다'는 평가를 받는 꿈도 기대해본다"고 화답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이겨 여당이 됐지만 국회 구도로 볼 때는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자주 설명드리고 자주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의 협조를 강조하며 "얼마 전까지 여당이었으니 역지사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 회복' 차원에서 "대변인 논평 등에서 원색적인 것, 기분 나쁜 것은 하지 않고 우리 정치가 품위 있게 말하면서 가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말씀을 경청하고 수용하겠다"고 화답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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