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찍 죽지 말아요" 최인호가 이어령에게
법정·박경리·사르트르 등
손편지 공개..10월 28일까지
최인호 소설가가 이어령 선생에게 보낸 편지는 두 사람이 모두 세상을 떠난 지금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최 작가는 '선생님이 제가 사는 시대에 계신다는 것은 제겐 큰 용기요, 기쁨입니다. 선생님의 앞서간 발자국은 제게 좋은 교훈이 되곤 했습니다. 선생님 우리 일찍 죽지 말기로 해요'라고 썼다. 최 작가는 2013년, 이어령 선생은 2022년 별세했다. 박경리 소설가는 1987년 12월 7일 손자 원보에게 보낸 편지에서 '일년만 견디면 토지는 끝날 것 같고 할머니도 해방이 될 것 같다. 매일매일 너희들 생각을 한다'고 썼다. 대하소설 '토지'는 1994년 완결된다.
법정 스님이 김채원 소설가에게 보낸 두 편지글에 눈길이 간다. 먼저 1970년 8월 2일 다래헌에서 보낸 6장짜리 편지는 인연의 의미를 사유하고 있다. 누렇게 색이 바랜 편지지에 법정 스님은 '요즘 난초를 볼 때마다 종연생 종연멸(從緣生 從緣滅)이라 뇌이곤 합니다. 인연으로 좇아 왔다가 인연 따라 간다는 말로써 스스로 달래고 있소'라고 적었다.
1976년 보낸 두 번째 서신엔 김 작가에게 몇몇 당부를 전한다. '채원이 아니면 아무도 못 쓸 그런 글을 쓰시오. 만 사람한테 한 번 읽힐 글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몇 번이고 읽힐 그런 글을 쓰시오.' 김 작가는 1975년 데뷔했다.
철학자 레비스트로스가 강 관장에게 1981년 보낸 편지,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언론인 김성우에게 1980년 보낸 편지도 의미가 깊다. 특히 현대 한국 소설을 대표하는 아이콘인 소설가 강화길이 전북대 국문과 1학년 시절 박완서 소설가에게 보낸 '팬레터'는 시차를 두고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은 결국 마주치게 됨을 깨닫게 한다. 전시는 23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열린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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