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 시리즈C 투자 유치 난항 왜?

이지영 입력 2022. 9. 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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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올 들어 꼼수 할인, 과도한 반품비, 개인정보 유출, 가품 판매 논란 이어져
"빠른 시일 내 투자 유치 못 하면 자금난 위기 상황 부딪힐 수도"

(사진=발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시리즈C 투자 유치에 계속 실패하면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은 올해 들어 '꼼수 할인'과 과도한 반품비, 개인정보 유출, '가품' 판매 논란 등에 휘말리며 상당수 이용자가 이탈했다. 여기에 금리 급등 충격으로 투자 시장이 혹한기로 접어들면서 다수의 벤처캐피털(VC)이나 사모펀드(PEF) 등이 발란에 대한 투자 계획을 잇따라 철회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올해 1분기부터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진행해 왔다. 당초 발란은 8000억원 기업가치로 1000억원 가량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투자 유치 초기엔 벤처캐피탈(VC)은 물론, 해외 기관 투자자들과 다수의 PEF가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검토했다.

매년 적자가 급속도로 불어났지만, 투자 업계에서는 TV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거래액이 빠르게 상승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발란은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끝낸 뒤 후속으로 '기업공개(IPO)' 에도 나설 계획이었다.

시리즈C 투자는 상장 직전의 사실상 마지막 투자 단계로 스타트업 수익 모델을 충분히 인정 받아 수백억원을 유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발란은 지난 4월 '네고왕' 사태를 시작으로 연이은 악재에 부딪히며 위기를 맞았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지난 4월 유튜브 채널 '네고왕' 방송에 출연해 17%라는 파격적인 할인을 약속했다. 하지만 방송 후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 직전에 제품 가격을 대폭 올려, 사실상 할인 효과는 없고 제품만 팔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객들은 이 같은 발란 측 행태에 강하게 반발했고, 과도한 반품비마저 도마에 오르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졌다.

지난 3월에는 해킹으로 인한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벌어졌고, 설상가상으로 '가품' 판매 사실까지 적발되며 이용자 이탈 현상은 가속화 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발란의 6월 순이용자는 약 60만명으로 전달 대비 약 12만명 감소했다. 4월과 비교하면 약 22만명이 사라졌다.

절반에 가까운 이용자들이 발란 앱을 지운 것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이용자 이탈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본다.

기업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발란은 시리즈C 투자에서 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희망했지만, 현재 기업가치를 5000억원까지 낮춰 투자 유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초부터 시리즈C 투자 유치가 수 차례 불발되면서 발란의 현금성 자산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자금난이 심각해지자,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펼쳐온 광고 활동도 모두 올스톱하고 비용 감축에 나선 상황이다.

발란은 지난해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광고비로만 19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에 따른 영업적자는 185억원에 달했고 작년말 기준으로 남아 있는 현금성 자산은 212억원에 그친다.

발란 관계자는 "1분기부터 진행한 시리즈C 투자 유치가 계속 불발되면서 자금난이 심화돼 광고 활동 등을 일체 중단하고 비용 감축에 나선 상황"이라며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 유치를 시도하고 있으나 투자 시장이 얼어붙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명품 플랫폼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든 발란은 네이버로부터 두 차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빠르게 외형을 넓혔다.

명품 플랫폼 시장은 지난 2020년만 해도 거래액 기준 순위가 1위 머스트잇(2500억원), 2위 트렌비(1080억원), 3위 캐치패션(560억원), 4위 발란(512억원) 순이었는데 지난해 발란이 거래액을 315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1년 만에 2위로 올라섰다.

발란은 지난해 매출액도 521억원으로 머스트잇(199억원), 트렌비(국내만 217억원)를 추월했다. 하지만 발란의 사업은 아직 초기여서 영업적자가 불가피했고, 그만큼 꾸준한 투자 유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란의 잇따른 악재로 브랜드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이에 따른 이용자 이탈 현상도 가속화 하고 있다"며 "이용자 이탈은 거래액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뜻 발란의 기업가치를 인정하고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치를 당초 8000억원에서 절반 가까이 낮춰 투자유치를 시도하는데도 실패한다면 여타 플랫폼처럼 존폐 위기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최근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플랫폼 ‘오늘회’를 운영하는 오늘식탁은 심각한 자금난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오늘식탁은 현재 서비스 운영을 중단하고 전 직원을 권고사직한 상태다. 빠른 시일 내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투자자를 찾거나 매각에 성공해야만 사업 정상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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