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법원, 고양이학대범 실형 2년 6월..역대 최고

경북 포항에서 길고양이를 포획해 학대하고 잔인하게 죽인 혐의로 재판을 받은 동물학대범에게 법원이 잇따라 실형을 선고했다.

동물단체와 동물 애호가들은 이번 법원 판결을 크게 반기며, 동물상대 범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경종이 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3단독(김배현 판사)은 21일 포항에서 길고양이 10마리를 잡아 학대하고 죽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30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한동대에서 고양이 3마리를 학대하고, 2020년 3월부터 올 6월까지 포항지역에서 길고양이 7마리를 죽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죽인 고양이 사체를 매달아 불특정 다수가 보게 했으며, 고양이 먹이를 주는 곳에 포항시를 사칭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특히, 재판부는 동물학대가 우발적 범행이라기보다 치밀한 계획과 반복적으로 하는 등 단순히 동물 학대를 넘어 다수의 사람들에게 정신적 충격과 공포감을 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법의 잔혹성과 생명경시의 잠재적 위험성 등을 비롯해 여러차례 절도와 재물손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비춰봤을 때 죄책에 상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권순향 부장판사)는 포항 남구 일대에서 길고양이 16마리를 잡아 호미곶면의 한 폐양식장에서 학대하고 죽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B(20대)씨에게 징역 1월 4개월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최대 형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그동안 법원에서 동물학대범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포항법원의 2년6개월 실형 선고 등 역대 최고형량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포항법원에서 각각 선고된 징역 2년 6개월과 1년 4개월은 '향후 동물학대범죄가 감소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동물권 행동 '카라' 최민경 활동가는 "그동안 벌금형이 선고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인터넷게시판에 죄가 가벼우니 동물 범죄를 하겠다는 식의 글이 공공연히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동물학대에 대해 인식을 바뀌어 동물 상대 범죄가 줄어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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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CBS 김대기 기자 kd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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