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환 "미친 짓 했다"고 말한 이유

박지혜 2022. 9. 21. 16: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21일 검찰로 호송되기 전 "제가 미친 짓을 했다"고 말한 데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TV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주환이 '미친 짓을 했다'라고) 이야기한 거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감회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방어적 표현이라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21일 검찰로 호송되기 전 “제가 미친 짓을 했다”고 말한 데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TV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주환이 ‘미친 짓을 했다’라고) 이야기한 거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감회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방어적 표현이라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주환이)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으나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전주환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중형 구형에 피해자를 원망해 범행을 계획했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선 “원망이 아닌 앙심이 훨씬 맞는 어휘”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원망은 원망할 만한 사안이 있었다는 식의, 합의 안 해준 걸 원망의 대상으로 삼아서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논리”라며 “피의자의 논리를 강화하는 형태의 어휘를 쓴다는 건 이 사건에선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주환이) 대단히 부적절한 앙심을 품고 결국엔 이중, 삼중으로 피해를 입힌 사람을 결국 살해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21일 ‘신당역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또 전주환의 한 대학 동기가 “평범한 생활을 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 교수는 “그렇게 만은 얘기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전주환이 전과가 2개 있는데 하나는 폭력이고 또 하나는 음란물 유포죄로 검거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개의 전과를 보더라도 성적 의식상에 특이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자기 분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성격 장애는 겉으로 안 보인다. 아주 가깝게, 함께 살거나 사귀는 사람이 아니고는 그 성격까지 제3자에게 알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스토킹 범죄 처벌법 개선 방안에 대해 “피해자의 신변 보호는 가해자가 접근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피해자 보호에만 초점이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봤듯이 피해자가 주거지를 옮겨도 가해자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찾아간다”라며 “(따라서) 피해자 보호는 가해자 감시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찰이 피해자 보호 취지로 지급하는 ‘스마트 워치’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위급한 상황에서) 스마트 워치를 성공적으로 눌렀다 치자.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5분 정도 걸리는데 그 사이에 칼부림이 난다”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가해자를 분리 조치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며 “스토커의 의지를 꺾는 사법 개입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영훈 기자
경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전주환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전주환은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또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라고도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주환은 한 달 전쯤부터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환은 지난달 18일 피해자를 협박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았는데, 범행 다음 날인 선고 공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전주환은 피해자의 옛 주거지를 다섯 차례나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교통공사에서 이미 직위 해제됐던 그는 피해자의 주거지를 파악하기 위해 총 네 차례에 걸쳐 교통공사 내부 전산망에 접속하기도 했다.

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부장 검사를 팀장으로 한 전담 수사팀을 꾸려 보강 수사와 함께 피해자 유가족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