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홈런 대기록' 저지, 기록은 끝나지 않았다.. 62홈런-트리플크라운까지 정조준

MLB 양키스 저지, 시즌 60호 홈런..본즈 이후 21년 만에 대기록
"전설들과 함께 거론되는 것 상상 못해..큰 영광"
김하성은 시즌 10호.. 빅리그 진출 두 시즌만에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MLB 피츠버그와 홈 경기에서 시즌 60번째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21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60홈런 고지에 올랐다. 9회말에 나온 이 홈런을 시작으로 양키스는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둬 기록 작성의 의미를 더했다.

저지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MLB 피츠버그와 홈 경기에서 시즌 60번째 홈런을 날렸다.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저지는 4-8로 뒤진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피츠버그 마무리 윌 크로우를 상대로 좌측 담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직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1삼진 1볼넷)로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특히 6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저지는 그러나 마지막 타석을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 몰린 싱커를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 저지의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한 양키스는 후속 타자들의 안타와 볼넷 등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지안카를로 스탠튼(33)의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드라마 같은 9-8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로써 저지는 배리 본즈(73개), 마크 맥과이어(70개·65개), 새미 소사(66개·64개·63개), 로저 매리스(61개) 베이브 루스(60개)에 이어 MLB 역사상 6번째로 60홈런 고지를 등정한 선수가 됐다. MLB에서 한 시즌 60홈런 기록이 나온 건 2001년 본즈(73개)와 소사(64개) 이후 21년 만이다. 하지만 이들 중 본즈와 맥과이어, 소사는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미가 퇴색했다. MLB에선 매리스와 루스를 진정한 홈런왕으로 인정한다.

이제 저지는 매리스가 1961년에 세운 양키스 및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61개)을 넘는 신기록에 도전한다. 양키스는 15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이런 페이스라면 65~66개까지 가능하다. 저지는 경기 후 "난 (홈런)기록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점수 차가 컸지만, 끝까지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는 루스, 매리스 등 전설적인 선수들과 함께 언급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아직도 믿기 어렵다. 큰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리플 크라운(타율 타점 홈런 1위) 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홈런(60개)과 타점(128개)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가운데, 타율도 0.316로 잰더 보가츠(보스턴·0.315) 루이스 아라에즈(미네소타·0.314)와 경합 중이다. 저지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면 MLB 통산 13번째(11명째)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자,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가 2012년 달성한 이후 10년 만에 3관왕에 오른다. 또 남은 15경기에서 득점(123득점·1위), 출루율(0.419·1위), 장타율(0.703·1위) 선두를 유지하면 타격 6관왕까지 가능하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저지는 홈런만 치는 거포 지명타자가 아니다. 수비에서 외야수로, 공격에선 앞 타순에 배치돼 출루와 도루 등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달리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오른쪽)이 21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친 뒤 팀 동료 매니 마차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USA투데이스포츠

한편, 샌디에이고 김하성(27)은 10호 홈런을 신고하며 빅리그 데뷔 두 번째 시즌에서 ‘10홈런-10도루’를 완성했다.

김하성은 이날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2-0으로 앞선 4회말 2사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쳤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가운데 몰린 커브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17일 애리조나전에서 9호 홈런을 친 뒤 3일 만의 홈런이다. 김하성은 8회에도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이미 10개의 도루를 성공한 김하성은 ‘10홈런 10도루’도 해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추신수(40·현 SSG) 이후 두 번째다. 추신수는 빅리그에서 총 3차례 20홈런-20도루를 작성했다.

이날 승리로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2위를 유지하는 한편, 3위 밀워키와 승차를 4경기 차로 벌렸다. 잔여 경기가 14경기여서 와일드카드결정전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박정준 인턴기자 wjdwns3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