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사냥' 감독 "서인국=악역 딱이다, 엄청난 섹시함..美프랜차이즈 연출 제안 어리둥절" [인터뷰 종합]
[OSEN=하수정 기자] 김홍선 감독이 '늑대사냥' 서인국의 캐스팅 과정을 비롯해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 WME와 계약하게 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2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늑대사냥' 김홍선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늑대사냥'(감독각본 김홍선, 제공배급 TCO㈜더콘텐츠온, 공동배급 CJ CGV㈜, 제작 ㈜콘텐츠지, 공동제작 ㈜영화사 채움)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하는 바다 위 거대한 움직이는 교도소 내에서 잔혹한 반란이 시작되고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의 생존 게임이 펼쳐지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 작품이다.
'변신'(2019), '기술자들'(2014), '공모자들'(2012)을 통해 '강렬한 장르의 마스터'라 불리는 김홍선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최근 글로벌 관심에 힘입어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 WME(William morris endeavor)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WME는 주로 LA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북미 최대 에이전시로 스포츠, 출판 등 각 방면의 유명 스타 그리고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루노 마스, 아델 등이 거쳐간 대형 에이전시이자 쿠엔틴 타란티노, 리들리 스콧 감독 등이 소속돼 있다. 한국에선 싸이, 이병헌, 가수 비,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등과도 계약해 글로벌 스타로의 발돋움에 앞장 섰다. 이번 김홍선 감독의 계약은 지난 2014년 '괴물', '설국열차' 등으로 글로벌 영화계 관심을 얻은 봉준호 감독이 WME와 계약한 이후 약 8년만에 이뤄진 한국 감독의 계약이다.
앞서 '늑대사냥'은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문에 공식 초청돼 레드카펫과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성황리에 마쳤다. 주요 상영관인 로얄 알렉산드라 극장 3층까지 총 1071석을 가득 채운 전 세계 관객들은 중간중간 탄성과 박수를 치면서 영화에 호응했고, 공식 상영이 종료된 후에는 기립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늑대사냥'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오전 기준, 24.7%로 전체 예매율 1위에 올랐다. 토론토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성공리에 끝낸 뒤 국내에서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김홍선 감독은 '늑대사냥'의 탄생 과정에 대해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범죄자를 이송하는 기사를 보고 기획을 시작했는데, 그걸 토대로 트리트먼트를 써봤더니 전형적인 낡은 느낌의 범죄물이더라. 단지 배경만 비행기에서 배로 바뀐 것 같았다. 여기에 징용 당한 개조 인간 얘기를 추가하고 싶었고, 안타까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수위가 높아졌고, 투자 배급사에서 시나리오를 보고 작성한 첫 예산은 순제가 150억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청불 영화로 제작비 150억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럼에도 투자 배급사에서 150억은 아니더라도 거의 비슷한 제작비를 투자하겠다고 했고,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영화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투자 배급사에서는 감독의 창작 권리는 최대한 배려해줬고, 작업 내내 간섭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배급사 관계자 분들이 영화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생각해주셔서 수위 및 캐스팅, 이야기 방향 등을 간섭하지 않았다. 나도 전혀 안 들었다.(웃음). 그 덕분에 배우와 스태프의 상상력이 닫혀 있지 않았다"며 "우리 현장에선 '이건 안 될 것 같아'라는 게 없었다. 다만 우리나라 영진위에는 청불과 제한상영가 등급도 있어서, '제한상영가는 지양해야겠다' 싶었다. 최대한 제한상영가를 안 받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늑대사냥'은 개봉 전부터 높은 폭력성과 표현 수위로 인해 문제작으로 거론됐는데, "호불호가 당연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불호'보단 '호'가 많다고 판단했던 개인적인 이유는 우리가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극장이 개점 휴업을 했고, 그 사이 OTT가 들어와서 잘하고 있다가 확 커졌다"며 "외국은 표현 수위가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 우리 '늑대사냥'도 프랑스에선 '12세 미만 관람불가'라고 하더라. '아가씨'도 12세 미만 관람불가였다. 영화에서 조금 더 세게 표현을 하더라도, 이제는 한국 관객들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OTT 시대에 굳이 극장에 와서 영화를 볼 이유를 찾게 만들려면 'OTT보다 차별화를 만들어야 되지 않나'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사회 이후 나온 '신선하다' '한국에서 못 봤던 작품'이라는 반응에 대해 "전반적으로 좋은 반응들이 많아서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공모자들' '기술자들' 때를 회상했고, "10년 만에 예매율 1위로 내 영화가 개봉하게 돼 굉장히 좋다"며 기뻐했다.
특히 주인공 서인국은 프론티어 타이탄호에서 탈출을 꿈꾸는 일급 살인 범죄자 종두로 분해 열연했다. 온몸 타투에 거친 욕설, 18kg 살크업, 엉덩이 노출 등 필모 역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을 선보였다.
김홍선 감독은 "원래 드라마 '38 사기동대'를 좋아했고, 블루레이 디렉터스 컷도 가지고 있다. 껍질을 까지는 않고 굿즈만 몇 개 깠다.(웃음) 서인국과 언젠가 한 번은 해보고 싶었다"며 "굉장히 엄청난 섹시함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섹시함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더라. 시나리오를 먼저 주고 시간이 된다고 해서 만났는데, 그때 딱 들어오는 모습이 사무실 전체에 그 친구가 갖고 있는 섹시함이 어마어마했다. 남자가 가지고 있는 섹시함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종두 역할에 진짜 딱'이라고 생각했다"며 캐스팅한 이유를 공개했다.
서인국과의 첫 작업에 대해 "인국이가 처음 촬영을 시작해서 좀 주저하더라. 카메라를 쳐다보는 것도 부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내가 '인국아~ 왜? 이렇게 하지 말고 편안하게 해'라고 얘기했다"며 "아무래도 인국이가 그동안 드라마를 하면서 주로 부드러운 멜로 눈빛을 보여줬고, 강한 눈빛을 보여주면 안 됐었다. 인국이가 자제해왔던 걸 '자제하지 말고 풀어봐'라고 하니까, 그 이후에는 끝내주게 하더라. 정말 연기를 즐기면서 잘해줬다"며 칭찬했다.
김홍선 감독은 서인국의 과감한 연기 변신과 노출 등과 관련해서 "캐스팅한 다음에 확실하게 얘기한 건 '저희 현장에 애드리브는 없다'라는 것"이라며 "연기할 때 호흡 말곤 애드리브가 전혀 없었다. 영화 속 모든 장면은 시나리오와 콘티가 존재했고, 그래서 굳이 설득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배우가 워낙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 이후 8년 만에 WME와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행보를 시작한 김홍선 감독.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 '늑대사냥'이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됐는데, 피터라는 프로그래머가 '늑대사냥'을 잘 본 거 같더라. 미팅을 4번 정도 했다. 원래 아티스트와 계약이 3달 가량 걸리는데 나는 굉장히 빨리 성사된 케이스다. 그래서 아직도 어리둥절하다"며 웃었다.
또한 "토론토영화제에서 '늑대사냥'을 향한 반응이 정말 좋았다. 이 작품이 해외 관객에게 통한 것 같고, 장르를 섞은 것 역시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WME 계약으로 실제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프랜차이즈 영화 연출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다"며 "하지만 일단 내가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한국 프로덕션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WME 계약으로 해외 배우들을 한국 영화에 캐스팅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기쁘다. 거기에 등장하는 외국 배우들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배우와 하면 어떨까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홍선 감독은 "할리우드의 유명 프랜차이즈 연출 제안은 꿈 같은 일이다. 나한테 미팅을 하자고 해서 '왜 이런 작품이 나한테?'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그래서 무엇보다 '늑대사냥'이 잘 돼야 한다"며 흥행을 기원했다.
한편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늑대사냥'은 21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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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컷, TCO㈜더콘텐츠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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