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낸 제14회 광주비엔날레.."절반은 신작으로 채워"(종합)

김경윤 2022. 9. 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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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현대미술 축제로 꼽히는 광주 비엔날레가 개막을 약 반년 앞두고 참여 작가 등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21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리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참여 작가와 전시 작품 면면을 소개했다.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도 80% 이상을 여성작가로 채웠지만, 대부분 서유럽과 미주 작가들이었다"며 "그런 면에서 아직 제가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 고무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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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변방 다룬 전세계 작가 80여명 참여.."프리즈 서울, 광주비엔날레의 결정체"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포스터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아시아 최대 현대미술 축제로 꼽히는 광주 비엔날레가 개막을 약 반년 앞두고 참여 작가 등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21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리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참여 작가와 전시 작품 면면을 소개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자신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을 재해석하고 공동체와 변방의 서사를 중심으로 끌어와 기존 체제에 저항하는 작업을 해온 세계 각국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이들을 비롯해 58명의 명단이 이날 우선 발표됐고, 내년 초에 80여명의 작가 최종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작품은 이번 비엔날레를 계기로 한국에서 처음 관객을 만난다.

한국계 미국인이자 농인 작가인 크리스틴 선 킴은 자신의 언어인 수화를 형상화한 '모든 삶의 기표'를 전시한다.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수어 도슨트 등을 통해 장애인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일본 아이누족 작가인 마윤키키는 아이누족 젊은 여성에 대한 선입견에 관한 사진 작업을, 카자흐스탄의 여성 예술가 부비카노바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널리 퍼진 전통 예술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세밀화를 공개한다.

이외에도 호주 원주민 원로작가 에밀리 카메 킁와레예, 탈국가적인 사고방식을 조각과 드로잉으로 표현한 싱가포르 출생 영국 활동 예술가인 킴 림 등 여성 작가들이 포함됐다. 여성 작가의 비중은 전체의 절반이다.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도 80% 이상을 여성작가로 채웠지만, 대부분 서유럽과 미주 작가들이었다"며 "그런 면에서 아직 제가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 고무됐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참석한 박양우 대표이사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9.21 heeva@yna.co.kr

국내 작가로는 강연균, 김구림, 김기라, 김민정, 김순기, 엄정순, 오석근, 오윤, 유지원, 이건용, 이승택, 장지아 등이 참석한다. 전체 참여 작가의 17%에 해당한다. 한국 원로 추상화가(김구림)부터 청년 작가(유지원)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라인업이다.

장지아 작가는 이번에 설치작업 '아름다운 도구들 3'과 청사진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광주와 관련한 작품을 내놓는 작가들도 눈에 띈다. 멕시코 출신의 알리자 니센바움은 광주의 놀이패 '신명'과의 초상화 작업을, 일본 작기인 고이즈미 메이로는 광주 고려인 마을을 답사해 영상작업을 진행 중이다.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김순기 작가는 전남여고 학생들과 협업해 역사 속 여류시인의 시를 오늘날 여성의 입으로 읽는 퍼포먼스를 작업하고 있다.

이 예술감독은 "참여 작가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0명(팀) 이상이 완전한 신작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다른 비엔날레와 비교해도 굉장히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내년 광주비엔날레의 주제가 도덕경에서 차용한 '물처럼 부드럽게 여리게'인만큼 서로 다른 이질성과 모순을 모두 수용하는 물의 속성을 전시 전반에 담았다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은은한 광륜', '조상의 목소리', '일시적 주권', '행성의 시간들' 등 4개의 소주제로 나눠 주제를 풀어나간다.

최근 미술계의 관심사가 비엔날레보다는 아트페어에 쏠리고 있지만, 광주비엔날레만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이 감독은 "'프리즈 서울'도 어떻게 보면 광주비엔날레가 1990년대부터 시작해서 이어진 것의 결정체 같다"며 "광주비엔날레가 위상을 제고하고 중요성이 다시 환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비엔날레와 예술관, 아트페어라는 3개 축이 함께 발전하면서 가야 하는데 현재는 비엔날레가 위기인 시기"라면서도 "이런 시기에도 광주비엔날레에는 단단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미술계와 미술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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