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불평등에 각성하라"…유엔서 36세 최연소 정상의 일침

최서윤 기자 2022. 9. 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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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방식의 부와 권력 분배가 지속 가능 성장과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유엔 193개 회원국 정상들을 향해 칠레에서 폭발한 불평등에 대한 불만은 세계 어디서든 재현될 수 있는 사회 불안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칠레는 2019년 10월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 반대 시위로 촉발한 불평등 타파 항쟁의 불꽃이 개헌도 아닌 제헌이라는 근본적 개혁 요구까지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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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작년 말 당선 후 첫 국제무대 올라
가브리엘 보리치(36) 칠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고위급 일반토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 9. 20.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더 나은 방식의 부와 권력 분배가 지속 가능 성장과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한국 걸그룹 트아이스와 모히칸 머리를 좋아하던 36세 칠레 청년은 193개국 대표와 국제기구 수장들 앞에서 이같이 말하며 화려한 국제외교 데뷔를 마쳤다.

지난 20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7차 유엔총회에서 열정적인 연설로 박수갈채를 받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얘기다.

보리치 대통령은 각국 정상을 향해 "유권자들의 요구에 더 책임을 갖길 촉구한다"며 "보다 위대한 사회 정의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12월 칠레 발파라이소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로 경찰 장갑차가 불에 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019년 10월 3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칠레 정부는 시위가 확산되자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개최를 취소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불평등에 대한 시민 분노에 지도자들 각성하라"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유엔 193개 회원국 정상들을 향해 칠레에서 폭발한 불평등에 대한 불만은 세계 어디서든 재현될 수 있는 사회 불안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선 수락 연설 때도 그가 가장 서두에 밝힌 키워드 역시 '차별 없는 평등 사회'였다.

칠레는 2019년 10월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 반대 시위로 촉발한 불평등 타파 항쟁의 불꽃이 개헌도 아닌 제헌이라는 근본적 개혁 요구까지 타올랐다. 1인당 국민소득 1만5000달러의 중남미 3위 부국임에도, 노동계급은 물론 중산층도 수업료와 연금을 빚지는 불안한 경제 상황과 인종 갈등 등 사회 고질병이 폭발한 것이다.

보리치 대통령은 "이 시위는 수년간 이어진 부정의의 결과"라며 "불평등과 열악한 사회 서비스에 대한 분노는 다른 나라에서도 봉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책임 확대를 촉구했다.

지난해 7월 엘리사 론콘(58) 칠레 제헌의회 의장이 산티아고에서 연설하던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지난 1일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칠레 산티아고에서 새 헌법 지지자들이 집회를 연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작년 말 당선한 세계 최연소 정상

보리치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5세의 나이로 당선, 세계 최연소 정상이 됐다. 직전 최연소 정상은 2019년 34세의 나이로 취임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다. 마린 총리가 1985년 11월생, 보리치 대통령이 1986년 2월생이다.

보리치 대통령은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중고등학교 때부터 중고생연맹을 거쳐 대학교에서는 '무명 좌파'라는 정치모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전국대학생연맹 칠레대 지부장으로 이름을 알린 뒤 2014년 제 60 선거구 대표로 하원에 입성한 경력 8년차 정치인이다. 전공은 법학이며, 부계 크로아티아·모계 스페인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다.

페미니즘과 환경보호, 불평등 퇴치에 초점을 맞춘 남미 신(新)좌파의 새 얼굴로 여러 나라에서 기대를 모으는 지도자지만, 그를 대통령직까지 견인했던 전국적 시위의 열망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칠레 내에서는 제기돼 정치적 시험대에 직면해 있다.

지난 4일 열린 새 헌법 찬반 국민투표는 반대 62%의 벽에 부딪혀 부결됐다.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속 민생 악화와 범죄율 증가 등으로 타격, 주중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38%로 바닥을 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브리엘 보리치(36) 칠레 대통령이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 9. 20.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그럼에도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칠레는 머지않아 자랑스러운 헌법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극화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수용하는 민주적 문제 해결을 다짐했다.

그는 이란부터 베네수엘라, 니카라과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를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부당한 침공을 비판하고 확고한 방어를 강조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하원의원이던 2017년 1월 25일 의회 회의장에 '모히칸 헤어'로 등장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은 칠레 일간 라테르세라(La Tercera)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9일 산티아고에서 대선 결선 투표 승리 결과를 받은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트와이스 팬으로 알려져 있다. 자닌은 그가 한 손에 트와이스 정연 포토카드를 든 모습. (올케이팝 트위터 갈무리) 2021.12.27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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