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뒤흔드는 '오피스 빌런'.. 기업의 바람직한 대응법은?

백승현 2022. 9. 2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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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조상욱 변호사의 '인사兵法'

직장인간관계에서, 업무를수행하는과정에서부적절한언행으로기업인사운영상어려움을주고법적책임문제까지야기하는직원이있다. 부하직원에게폭언과성희롱을상습적으로하는임원, 허위사실에근거해진정·고소분쟁을야기하는직원, 자신의업무상과오를감추고인사상이익을얻기위해동료비위행위를과장하여신고하는직원 등이그러한예다. 이런직원은문제적언행을약간의변주를곁들여오랜시간반복하는성향을보인다. 그래서기업이대응에나설즈음에는직원들사이에부정적평판이널리퍼진경우가많다.

이처럼 '선을넘는' 직원때문에고민하는기업이많은것이엄연한현실인데, 이들의본질을포착한용어를찾기어렵다. 국내외출판물에서문제직원, 몬스터직원, 싸이코패스직원, asshole ('또라이'번역되었다), toxic employee, jerk 등유사한맥락에서쓰이긴하는데, 이들 용어는 자기과시, 불통, 뒷담화, 상습적업무미루기비호감성격과행태를보이는직원을가리킴이보통이다. , 앞의예처럼문제적언행으로결과적으로책임문제를야기하는 비호감직원에서걸음나가는면까지 포괄하지는 못한다. 여기서는아쉬운대로최근인터넷공간에서자주쓰이는 용어를 빌어 '오피스 빌런(office villain)'으로 칭한다.

혹시모를오해방지를위해적어둔다. 문제행동을하는직원은특별취급할필요가없는보통의직원인경우가대부분이다. 어쩌다문제행동에관여했지만자기성찰을통해잘못을인정할있고, 대응조치효력을다투더라도동료를힘들게하는극한대응이나언행은삼가는그런직원말이다. 윤리의식결여가아니라세대차이나흔히있는정도의공감능력부족이문제행동의원인일수도있다. 필자는이들은 '오피스 빌런'으로분류해서는안된다고믿는다. 극단적언행을하는직원은눈에띄기마련인데, 이로부터초래되는편향도경계해야것이다. 죄는미워하되사람을미워하면안된다는말처럼, 기업인사에서도잘못된행동을대상으로그에상응하는조치를해야한다. 어떤직원이라도마녀사냥하듯이몰아세우고과중한책임을지워서는안된다.

, 어떤비위 행위나언행은예외성, 동기, 반사회성, 자기성찰흠결의면에서 해당직원의삐뚤어진인격과습벽을빼고는설명이어려운것도엄연한현실이다. 바로이런언행을하는직원이 '오피스 빌런'으로분류할있는직원이다. 그리고그런직원이드물기는하지만, 수가적다고가볍게보면안된다. 명이저지른언행의부정적효과가막대하여기업이전력을기울여뒷수습에나서게되고, 그럼에도 상처를남기는사례도흔하기때문이다. 이들은 희박한 윤리의식메타인지부족으로예상못한방향으로문제를확대시키는경우가많아처음부터마지막까지다른비위행위직원과는구별되는특별한주의와관심을기울일필요가있다. 이들의매운(?)보고고생하는기업담당자들과같이대응방안을고민하는과정에서나름깨달은바다.

고위임원의직장괴롭힘사건을조사하고징계와분쟁대응까지담당한적이있다. 임원과일했던 10여명의직원이목소리로인격비하, 머리때리기, 육아휴직신청직원에대한부적절한비난등을지적했고 악행은장기간공개적으로이루어졌기에변명여지가없어보였다. 그러나임원은조사와징계절차에서모든사실을부인하거나친근감의표시를 직원들이 오해했다고주장하고, 허위신고를이유로신고직원에대한법적조치까지 시사했다. 자기방어를열심히한다고이해하기에는정도가너무지나쳤고, 해당 임원을대할때마다벽에이야기하는같은 막막함을느꼈다. 임원은신고직원과담당자들을한참두렵고힘들게하다가종국에는기업을떠났는데자기잘못을인정한같지는않다. 떠난자기가위법활동을기업탓으로돌리면서기업을고소하고비방했기때문이다. 임원은 '오피스 빌런'프로파일에들어맞는사례다.

기업은이런 '오피스 빌런'에 어떻게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어떤비위행위가문제되고있는지, 법적으로허용되는대응조치범위가어떠한지, 기업이처한상황과대응역량이어떠한지등에따라세세한대응방식은달라진다. 그러나기본원칙은같다. '오피스 빌런'을상대로첫번째대응은반드시관철한다는태도와그에따른준비가필요하다는것이다.

기업의첫번째대응은경고, 전근, 직무변경, 사직권유, 징계, 고소다양할있고 여러조치를결합할수도있다. 앞서기본원칙은어떤첫 번째대응을하더라도정확한사실관계파악에근거한, 누가보아도온건하고합리적인대응이라는엄격한기준을만족해야한다는뜻이다. 첫번째대응관철여부가향후전개양상을결정하기때문이다. '오피스 빌런'은잘못을인정하지않는성향상첫 번째대응무효를주장하는법적조치를실행할가능성이매우큰데, 만약분쟁에서첫 번째대응이무효로인정되면더욱강화된확신으로분쟁을장기지속할우려가크다. 반대로첫 번째대응의정당성이다투어지지않거나법원등에서인정되면, 당장상황해결까지기대하기는어렵지만, 기업은사내지지를받으면서후속대응을훨씬자신감있게있어결과적으로분쟁종결을앞당길있다.

이러한기본원칙에서신속함보다는충실한사실관계확인을앞세워야하며 조사와조치과정에서절차를철저히준수하고방어기회를부여하며 의심스러운경우대응조치수위를안전하게단계낮춘다는세부원칙이나온다. 한마디로서두르지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결정, , 신속한해결을최우선으로하면서사실관계확인이아직끝나지않은상황에서 합리적방어기회부여를 하지 않고 해고, 고소와같은강경조치를선택하지않도록조심해야한다. 이는권투로비유하면카운터펀치를노리는상대방앞에서어깨에힘을주고펀치를크게휘두르며턱을노출하는격이다. 그런펀치는효과가없다. 오히려끊어치는스트레이트방에경기가끝날수도있다.

지금까지필자가기업노동변호사로 '오피스 빌런'의사후적대응문제를다루는과정에서알게유념사항을논했지만, 문제는외에도다양한주제를여러각도에서살펴필요가있다. 예컨대문제행동배후의심리가무엇인지 문제행동은어떤계기로발현되고전개되는지 대응과정에서동료나인사담당자들이겪는정신적충격과고통을줄이는방법이무엇인지 문제행동을예방, 억제하는인사조치, 교육, 캠페인효과를높일방안이무엇인지 처음부터그런직원채용을피할방법이무엇인지와같은주제를심리, 인사, 법률전문가들이같이살펴보는것이다. '오피스 빌런' 문제는이처럼통섭적접근을해야제대로있다.

조상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노동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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