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사냥' 김홍선 감독 "제한상영가 피하려 수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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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영화 '늑대사냥' 개봉일인 21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김홍선 감독은 극의 폭력 수위에 대해 "호불호는 당연히 있겠지만, 불호보다 호가 더 많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굳이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면 OTT와 차별화해야 한다"며 "SF 장르를 포함해 OTT에서 경험할 수 없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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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프랑스에서는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표현을 좀 더 강하게 하더라도 이제는 관객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 '늑대사냥' 개봉일인 21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김홍선 감독은 극의 폭력 수위에 대해 "호불호는 당연히 있겠지만, 불호보다 호가 더 많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초 기획 단계부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폭발적 보급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OTT를 통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접하게 되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위의 한계도 확장됐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굳이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면 OTT와 차별화해야 한다"며 "SF 장르를 포함해 OTT에서 경험할 수 없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연출한 '늑대사냥'은 한국 상업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잔혹하고 폭력적인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이마저도 일부 장면을 덜어낸 버전이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영화제에서는 최종본에 편집된 장면을 추가해 상영했다. 김 감독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지 않으려고 수위를 조절하긴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맥이나 동맥이 끊기면 피가 폭포처럼 나옵니다. 최대한 현실적인 느낌을 내고 싶었습니다." 김 감독은 흉기나 총기로 공격을 받았을 때 신체 반응, 특히 피가 튀기는 모양새를 연출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특수효과에 필요한 펌프를 새로 만들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 속 장면들을 참고했다.
범죄조직 우두머리 종두(서인국 분)는 호송선 안에서 경찰관을 살해한 뒤 신체를 노출하고 시신을 모독한다. 난도질과 또 다른 방식으로 자극을 극대화하는 장면이다. 김 감독은 "종두가 울분을 해소하며 원래의 종두로 돌아오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오로지 피 튀기는 잔혹함만을 추구한 건 아니다. 초월적 존재 '알파'의 등장과 함께 SF 괴수물이 펼쳐지는 후반부는 역사적 배경을 동원해 폭력의 근원을 묻는다.
"처음에 줄거리를 써봤더니 전형적인 낡은 느낌의 범죄물이었어요. '콘에어'의 비행기를 배로 바꾼 느낌이랄까요. 관객 반응을 끌어내려면 뭔가 더 진한 게 필요했죠.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안타까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공모자들'(2012)로 데뷔한 김 감독은 최근 할리우드 에이전시 WME(William Morris Endeavor)와 계약을 맺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리들리 스콧 등 명감독이 현재 소속돼 있고, 봉준호·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등이 글로벌 무대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한 회사다.
김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 "WME에 외국 배우들이 많이 소속돼 있는 만큼 제가 쓴 시나리오에 외국 배우들을 기용하는 것도 좋겠다"며 "기본적으로는 한국 배우, 한국 제작사와 만드는 한국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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