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러시아가 '우크라 점령지 합병' 주민투표 서두르는 이유

이용성 기자 2022. 9. 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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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이번주 러시아로 합병을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가 개최된다고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정례 연설에서 합병 주민투표 계획을 '소음'에 비유하면서 "러시아가 또 다른 사이비 투표를 진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에 병력을 투입한 뒤 주민투표로 합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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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이번주 러시아로 합병을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가 개최된다고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0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거리에서 차들이 친러시아 구호가 적힌 옥외 광고판을 지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 공세가 거세지자 애초의 ‘11월 주민투표설’을 뒤집고 일정을 크게 앞당긴 것, 러시아 영토가 되면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한결 용이해지는 만큼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라도 조기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주민투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이 필요성을 언급한 직후 추진됐다. 오는 23일 살사 예정이며, 대상은 2014년 분리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독자적으로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그리고 지난 2월 침공으로 차지한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주민투표로 이들 지역이 러시아가 되면 국경선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경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 지역을 지키기 위해 어떤 수단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푸실린 DPR 수장은 “돈바스가 고향으로 돌아갈 적기가 됐다”며 “투표 결과 합병하자는 의견이 많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최대한 빨리 이를 승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르손주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살도는 더 나아가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는 데 필요한 자원부대까지 창설하겠다고 거들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주민투표가 민주주의 형식만 빌렸을 뿐, 분리주의 세력이 시민들을 탄압해 합병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정례 연설에서 합병 주민투표 계획을 ‘소음’에 비유하면서 “러시아가 또 다른 사이비 투표를 진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브리핑에서 “명백한 사기(sham) 주민투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국제연합) 총회에 참석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납득할 수 없는 엉터리 주민투표”라고 말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주민투표에 법적 정당성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NYT는 “이번 주민투표는 2014년 3월 푸틴 대통령이 크름반도(크림반도)를 병합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에 병력을 투입한 뒤 주민투표로 합병했다.

투표 개시를 앞두고 국영방송을 통해 합병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측근들을 앞세워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의 행위가 크름반도 합병 때와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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