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부드럽게 스며드는' 광주의 메시지..2023 광주비엔날레

이수민 기자 2022. 9.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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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7일부터 7월9일까지
세계 각국 다종다양한 80여 참여작가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지난 20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발표 기자회견에서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2022.9.21/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오는 2023년 4월7일부터 7월9일까지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를 주제로 열리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참여 작가와 전시 주제, 작품 등을 21일 발표했다.

세계 각국에서 약 8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40여명 이상의 작가들이 신규 커미션과 신작을 출품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 기획은 이숙경 예술감독이 이끌며, 협력 큐레이터 케린 그린버그(Kerryn Greenberg), 보조 큐레이터 임수영과 최장현이 함께 한다.

도가의 근본 사상을 담은 '도덕경'에서 차용해 온 이번 전시 주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는 이질성과 모순을 수용하는 물의 속성을 함축한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전환과 회복의 가능성을 가진 '물'을 하나의 은유이자 원동력 혹은 방법론으로 삼고, 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지구를 저항과 공존, 연대와 돌봄의 장소로 상상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4가지 소주제를 통해 전시의 대주제를 탐구한다.

'은은한 광륜(Luminous Halo)'은 광주의 정신을 영감의 원천이자 저항과 연대의 모델로 삼는다. '조상의 목소리(Ancestral Voices)'는 전통을 재해석해 근대성에 도전하는 예술적 실천을 탈국가적으로 조명한다. '일시적 주권(Transient Sovereignty)'은 후기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 미술 사상이 이주, 디아스포라 같은 주제와 관련해 전개된 방식에 주목한다. '행성의 시간들(Planetary Times)'은 생태와 환경 정의에 대한 '행성적 비전'의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본다.

이번 비엔날레는 겉보기에는 상이하지만 지구 전체와 이 곳에 거주하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전 지구적 이슈를 하나의 엉킴(entanglement)으로 이해하고자 하며, 근대 식민주의 사상에 지배당하던 지식 체계에 대안적 실천을 제안하는 목소리에 주목한다.

전통 치유법부터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 집단 창작, 공예를 비롯한 다른 근대 예술 전통의 재해석에 이르기까지, 공존하는 방법에 중점을 둔 담론과 작업을 소개해 서로의 공통점과 고유성을 모두 아울러 함께하는 방법을 찾아 보고자 한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왼쪽 두번째)와 이숙경 예술감독이 지난 20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발표 기자회견에서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2022.9.21/뉴스1

비엔날레에서는 신중하게 선정된 근현대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광주뿐 아니라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에 주목해 한국 작가들이 국가와 문화라는 개념을 동질적으로 이해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연구 기반의 커미션 작품과 국가 기관 소장품을 함께 선보이며 '광주 정신'이라 받아들여지는 것들의 지리적, 시간적 틀을 확장하고자 한다.

특히 장지아 작가의 작품의 경우, 사회적으로 금지된 관습이 여성의 몸에 어떤 관련성을 지니는지 주목해 일상의 삶을 지배하는 암묵적으로 용인된 관습 체계를 전복하고자 한다.

오윤의 목판화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심화된 전후 시기에 한국 사회를 지배한 군부 독재와 소비주의를 비판적으로 담아낸다.

아울러 단일한 견해와 생각을 중시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참여 작가들의 각기 다른 미시적 역사와 경험, 이야기에 집중하는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신규 커미션 작품들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와 제안에 반응하는 동시에 작가 스스로가 만들어 온 극히 개인적이고 고유한 위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스카이 호핀카(Sky Hopinka)의 작업은 토착민인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며, 자신의 유산을 동시대적으로 재고할 수 있는 장소와 사람들을 다룬다.

한편 크리스틴 선 킴(Christine Sun Kim)의 작품은 소리의 사회적 차원, 특히 농인 사회의 소통 체계에 대한 작가의 관심에서 비롯된다.

이숙경 예술감독은 "신작과 신규 작품에 주목해주셨으면 한다. 광주에서 첫선을 보이는 작품에서 '도전적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전시하는 작품의 경우 소장품과 유기적인 호흡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이번 비엔날레에는 세계 각국 다종다양한 8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특히 제3국가 작가의 작품을 비엔날레에 소개함으로서 '주목받아야 할 작품'과 '작가'를 정의할 수 있었다"며 "보석을 발굴하는 듯했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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