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히잡 곳곳에'..한 죽음이 쏘아올린 이란 '히잡 반대' 시위

이서영 기자 2022. 9. 2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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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불 붙은 히잡(얼굴만 내놓고 머리 목 가슴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이 나부꼈다.

파르스 통신이 공개한 짧은 영상에는 히잡을 벗은 여성들을 포함한 수십 명이 모여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란 북부 도시 라쉬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BBC에 자신이 경찰봉과 호스로 전경들에게 구타당해 타박상을 입었다며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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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주지사는 "시위, 불안 조성하기 위해 조직돼" 반박
히잡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살 이란 여성이 '도덕경찰'에 구타 당해 숨진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이란에서 불 붙은 히잡(얼굴만 내놓고 머리 목 가슴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이 나부꼈다. 5일 내내 이어진 '히잡 반대' 시위 때문이다.

히잡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살 이란 여성이 '도덕경찰'에 구타 당해 숨진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13일 수도를 방문한 마흐사 아미니(22)는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3일간 혼수상태로 있다가 끝내 사망했다고 당국이 발표했다. 이후 대중은 분노에 휩싸였다.

보도에 의하면 아미니는 '도덕경찰'에 붙잡혀 구금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3일 뒤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가 붙잡힌 이유는 '히잡'을 쓰지 않아서였다.

여성의 윤리의식을 단속하는 일명 '도덕경찰'은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도록 요구한다. 또 꽉 끼는 바지나 찢어진 청바지, 무릎이 드러나는 옷, 밝은 색 옷 착용을 금지한다.

나다 알-나시프 유엔인권고등판무관 대행은 경찰이 아미니의 머리를 지휘봉으로 때리고 차량 중 한 대에 머리를 부딪혔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세인 라히미 테헤란 경찰서장은 19일 "경찰 측의 과실이나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며 경찰에 대한 부당한 고발을 기각할 것을 요구했다.

아흐마드 바히디 내무장관도 지난 17일 "긴급구조대가 즉각 현장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아미니는 이전에도 신체적인 문제가 있던 것으로 보이며 5살 때 뇌수술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아버지인 암자드 아미니는 파르스통신에 "경찰이 보여준 것은 믿지 않는다"며 "아미니가 병원에 늦게 이송된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딸은 병력이 없었고 건강도 완벽했다"고 경찰의 말을 부인했다.

이란에서 도덕경찰 구타로 22세 여성이 사망하자, 시민들은 경찰 오토바이를 태우는 등의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아미니의 죽음으로 이란 여성들은 들고 일어났다. 이란 관영 파르스와 타스님 통신은 테헤란과 제2의 도시 마슈하드에서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파르스 통신이 공개한 짧은 영상에는 히잡을 벗은 여성들을 포함한 수십 명이 모여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는 등 과잉 진압해 38명이 부상했다고 노르웨이 소재 쿠르드 지역에서 인권을 감시하는 헹가우가 밝혔다.

이란 북부 도시 라쉬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BBC에 자신이 경찰봉과 호스로 전경들에게 구타당해 타박상을 입었다며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경찰이 최루탄을 계속해서 발사해 우리 눈이 불에 타듯 아팠다"며 "그들은 나를 궁지에 몰아넣고 때렸고 나를 매춘부라고 부르면서 몸을 팔러 나온거라 했다"고 전했다.

모센 만수리 테헤란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시위가 "불안을 조성하기 위한 의제로 완전히 조직되었다"고 밝혔으며 국영 TV는 아미니의 죽음이 쿠르드 분리주의자들과 정권 비판론자들에 의해 선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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