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황금시간대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기 운항 '독점'
합병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의 슬롯(SLOT)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경남 양산을)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국적항공사 배정 슬롯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항공사별 슬롯 점유율은 대한항공 37%, 아시아나항공 25.5% 등 두 항공사가 62.5%, 2020년 대한항공 42.4%, 아시아나항공 28.9% 등 71.3%, 2021년 대한항공 54.3%, 아시아나항공 37.8% 등 92.1%이다.
올 1∼6월도 대한항공 49.9%, 아시아나항공 37.2% 등 87.1%이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의 인천공항 운항 실적은 두 항공사에 비해 매우 적다. 올 1∼6월 진에어 4.3%, 제주항공 4.1%, 티웨이 2.6%, 에어서울 1.4%, 에어부산 0.2%이다.
슬롯은 항공사가 특정 공항에 특정한 날짜, 특정한 시각에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을 말한다. 항공기 운항이 LCC에 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 독점은 여객이 몰리는 오전 8~10시, 오후 6시∼8시 등 황금시간대에 집중돼 있다.
이 시간 두 항공사의 운항 실적은 92%에 달했다. 반면 여객수요가 적은 오전 6∼8시·오후 10시 이후 새벽 시간대는 47%에 그쳤다.
두 항공사가 황금시간대에 슬롯을 독점함에 따라 항공기 운항이 적은 LCC 이용객들은 새벽 시간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올해 1~7월 인천공항 새벽 시간대 항공기 운항(출발 기준)은 진에어 20.7%, 제주항공 19.3%, 티웨이 12.5% 등 52.5%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다만, 공정위는 두 항공사의 일부 슬롯 반납 및 운수권 재배분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
김 의원은 “항공사가 얼마나 많은 슬롯을 배정받는지, 어떤 시간대의 슬롯을 확보하는지는 기업 경쟁력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며 “두 항공사가 합병 때 슬롯 배분의 불균형이 심화하지 않도록 슬롯과 운수권 재배분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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