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황금시간대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기 운항 '독점'

박준철 기자 2022. 9. 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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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계류중인 아시아나항공기.|인천국제공항공사

합병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의 슬롯(SLOT)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경남 양산을)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국적항공사 배정 슬롯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항공사별 슬롯 점유율은 대한항공 37%, 아시아나항공 25.5% 등 두 항공사가 62.5%, 2020년 대한항공 42.4%, 아시아나항공 28.9% 등 71.3%, 2021년 대한항공 54.3%, 아시아나항공 37.8% 등 92.1%이다.

올 1∼6월도 대한항공 49.9%, 아시아나항공 37.2% 등 87.1%이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의 인천공항 운항 실적은 두 항공사에 비해 매우 적다. 올 1∼6월 진에어 4.3%, 제주항공 4.1%, 티웨이 2.6%, 에어서울 1.4%, 에어부산 0.2%이다.

슬롯은 항공사가 특정 공항에 특정한 날짜, 특정한 시각에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을 말한다. 항공기 운항이 LCC에 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 독점은 여객이 몰리는 오전 8~10시, 오후 6시∼8시 등 황금시간대에 집중돼 있다.

이 시간 두 항공사의 운항 실적은 92%에 달했다. 반면 여객수요가 적은 오전 6∼8시·오후 10시 이후 새벽 시간대는 47%에 그쳤다.

두 항공사가 황금시간대에 슬롯을 독점함에 따라 항공기 운항이 적은 LCC 이용객들은 새벽 시간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올해 1~7월 인천공항 새벽 시간대 항공기 운항(출발 기준)은 진에어 20.7%, 제주항공 19.3%, 티웨이 12.5% 등 52.5%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다만, 공정위는 두 항공사의 일부 슬롯 반납 및 운수권 재배분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

김 의원은 “항공사가 얼마나 많은 슬롯을 배정받는지, 어떤 시간대의 슬롯을 확보하는지는 기업 경쟁력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며 “두 항공사가 합병 때 슬롯 배분의 불균형이 심화하지 않도록 슬롯과 운수권 재배분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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