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원장 한복'도 감사하는 감사원..전현희 "너무해"(종합)

21일 국민권익위원장 기자회견
"행사 때 입은 한복까지 문제삼아"
감사원 향해 "직원들 괴롭히지 말고
나를 직접 조사해달라" 촉구키도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감사원이 그간 권익위를 상대로 실시한 특정감사 내용을 공개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이 자신의 근태 문제뿐 아니라 행사 때 입은 한복까지 문제 삼았다고 밝혔다. 이를 ‘먼지털이식 감사’로 규정하면서 “제 입으로 말하기도 참 민망하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권익위 실지감사(현장감사)를 2주 연장해 이달 2일까지 펼쳤다. 여기에 이달 14일부터 29일까지 한 차례 더 연장한 실지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감사원 감사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은 단지 위원장에 대한 묵과할 수 없는 제보가 있었다는 사유로, 사실관계 확인 등 아무런 내부 검토와 감사위원회 의결 절차도 없이, 감사 사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표적 감사에 공개적으로 돌입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은 특별조사국 조사관 10명을 투입해 당사자인 권익위원장에게 아무런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저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여 샅샅이 받아내는 불법을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주요 감사 내용으로는 △권익위원장의 모 유력 언론사 편집국장과의 오찬 관련 1건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이해충돌 유권해석 문제 △권익위원장 관사 관리 관련 비용 건 △권익위원장 근태 △권익위원장 행사 한복 관련 건 △권익위원회 고위 직원 징계 관련 건 △권익위원회 일반직 직원 채용 관련 건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권익위와 감사원이 동일 사안에 대한 처분 결과가 달라 양 기관의 권한이 충돌한 민원 사안이 1건 있다”며 “저와 연결시키기 어려운 사유라 이번 감사에서 유일하게 위원장 개입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끼워넣기 감사’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각각의 감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는 “제 입으로 말하기도 참 민망하다”며 “문제 삼을 수조차 없는 것들이고, 이런 걸 감사하나 생각이 들 정도”라고 답했다.

권익위를 상대로 한 감사가 7주 차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감사원은 당사자인 자신을 단 한 번도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언제든지 직접 조사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 위원장은 감사원을 향해 “더 이상 권익위 직원들을 괴롭히지 말고 저를 직접 조사해달라”고도 촉구했다.

또 “정작 당사자인 저에게는 도대체 어떤 비위 의혹이 있는지도 알려주지도 않고, 소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오직 주변 직원들만 탈탈 털어가며 무리한 감사를 진행하는 감사원의 특감 행태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며 “당사자인 저를 정정당당하게 직접 조사해 감사원 스스로 이번 감사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림 (contact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