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부동산 규제, 美까지 후폭풍..3년 32조원 감소

정지우 2022. 9. 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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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난에 빠진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자본을 대규모로 빼고 있다고 분석이 나왔다.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정부발 규제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미국 부동산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시장분석 업체 MSCI의 부동산 통계를 인용, 2019년 이후 중국 자본이 보유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 규모가 총 236억 달러(약 32조 9000억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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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규제로 자금난 빠진 中업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헐값에 되팔며 철수
-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빈자리, 한국과 독일 등 업체들이 투자
공사가 중단된 중국 건설 현장. 사진 = 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유동성 난에 빠진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자본을 대규모로 빼고 있다고 분석이 나왔다.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정부발 규제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미국 부동산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시장분석 업체 MSCI의 부동산 통계를 인용, 2019년 이후 중국 자본이 보유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 규모가 총 236억 달러(약 32조 9000억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중국 자본이 보유한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규모가 모두 52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 증가한 만큼 2019년을 기점으로 반락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산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중국 대형 민영기업 하이난항공(HNA)그룹은 지난 2017년 맨해튼 파크애비뉴의 대형 빌딩을 22억 달러(약 3조원)에 매입했지만, 최근 18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되팔았다.

중국 자본이 매입한 대표적인 부동산으로 꼽히는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경우 일부를 고급 아파트로 변경하는 계획이 추진 중이나 자금난에 부닥친 상황이다.

대형 로펌인 그린버그 트로윅 측은 “예전에 계약을 도왔던 중국 업체 소유의 상업용 부동산 중 대부분은 현재 구조조정 중이거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대형 부양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로 인해 수년에 걸쳐 주택 값이 수배로 폭등하고 빈부격차는 확대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2016년부터 본격적인 부동산 규제 정책을 시작했다고 중국 사회과학원 재경전략 연구원은 ‘중국 주택 발전 보고서’에서 설명했다. 이러한 기조는 이어졌고 2018년에는 중국 각지에서 발표된 부동산 시장 규제 정책이 400건을 넘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달 평균 30여건의 부동산 옥죄기 정책이 나온 셈이다. 규제는 주로 대출과 구매·가격 제안 중심으로 이뤄졌다. 바꿔 말해 규제의 효과가 2019년부터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장보 58안쥐커 부동산연구원 수석 분석가는 당시 매체 인터뷰에서 “2019년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여기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의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은행의 대출에 전방위 제동을 걸면서 과도한 차입금에 의존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이던 중국 업체들이 줄줄이 자금난에 빠졌다. 경기둔화 압박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뒤늦게 규제를 풀어줬지만 이미 헝다(에버그란데)를 비롯해 400여개 이상의 부동산 업계가 파산한 뒤였다.

올해의 경우 1~8월 중국 부동산 개발 투자액 증가율은 -7.4%로 집계됐다. 국가통계국의 발표 자료에 적시된 2021년 1~8월 10.9% 이후 11개월째 내리막이다. 부동산 개발 기업의 신규 착공 주택 면적은 38.1% 급감했으며 상업용 주택 매매 면적 역시 23.0% 떨어졌다.

아파트 수분양자들의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 현장은 119개 도시 342곳으로 늘어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20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도 중국 자본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중국 자본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 감소와 최근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 탓에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중개 업체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는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투자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국과 독일, 싱가포르 업체들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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