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500만끼 어린이 식사비 횡령..美 법무, 파렴치 47명 무더기 기소

미 법무부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지원금 3475억원 빼돌려

주택·고급차·보석 구매 등 사용

미 법무부가 가난한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겠다며 정부의 코로나19 지원금 2억5000만 달러(약 3475억 원)를 받은 뒤 사취한 일당 수십 명을 기소했다.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아이들을 만들어 지원금을 얻어낸 뒤 고급 자동차나 주택, 보석을 사고 해외여행을 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다.

코로나19 지원금을 허위로 신청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행각이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는 가운데, 요건 충족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지원금부터 지급한 관계 기관들의 관리·감독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미 법무부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연방 기금 아동 영양프로그램을 악용해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사기를 행한 47명을 사기·공모·자금 세탁·불법 리베이트 지급 및 수수 등의 혐의로 형사 기소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이들은 웹사이트와 엑셀 등으로 가짜 어린이 명단을 무더기로 생성한 뒤 아이들에게 음식을 지원했다고 허위로 청구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총 1억2500만 끼의 식사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는데, 자신의 2층 아파트에서 하루에 5000명 이상의 어린이에게 음식을 지원했다고 주장한 이도 있었다고 연방 검찰은 전했다.

피고인 상당수는 미네소타주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 ‘피딩 아워 퓨처’(Feeding Our Future)와 연결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자금을 요청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단체는 이 요청이 사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미네소타 교육부에 “식사가 제대로 제공되고 있다”는 거짓 보증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대가로 중간에서 1800만 달러(251억 원)가량을 챙겼다.

피고인들은 그렇게 편취한 2억5000만 달러 상당수를 고급 승용차나 보석을 사고, 해외여행을 하는 데 소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법무부가 이 같은 사기 행각을 엄격히 단속하겠다고 나섰지만, 사후 약방문식 대처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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