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용산 영빈관

기자 2022. 9. 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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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은 북쪽으로 라파예트 공원과 맞닿아 있다.

라파예트 공원 서쪽에 4층짜리 타운하우스 4채가 연결돼 있는데, 외국 정상 등 국빈이 머무는 '블레어 하우스'다.

블레어 하우스는 1942년부터 영빈관으로 쓰였는데, 수행원이 많은 외국 정상에게는 숙박·회의 공간이 협소한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외국 정상 등이 방문할 때 묵을 수 있는 영빈관 숙소 건설은 외교부의 숙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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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미국 백악관은 북쪽으로 라파예트 공원과 맞닿아 있다. 라파예트 공원 서쪽에 4층짜리 타운하우스 4채가 연결돼 있는데, 외국 정상 등 국빈이 머무는 ‘블레어 하우스’다. 너무 평범한 외관이어서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주목하지 못할 정도다. 블레어 하우스는 1942년부터 영빈관으로 쓰였는데, 수행원이 많은 외국 정상에게는 숙박·회의 공간이 협소한 경우가 많았다. 그 때문에 호텔을 선택하는 외국 정상도 많다. 1997년 워싱턴을 방문한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은 블레어 하우스를 고집했는데, 국빈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베이징 하이뎬구의 댜오위타이(釣魚臺)는 중국의 국빈관이다. 금나라 황제들이 낚시하던 곳이어서 댜오위타이로 불렀는데, 청나라 건륭제가 황실 정원으로 사용했고, 1958년부터 국빈 숙소 및 회의장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남북으로 1㎞, 동서로 500m 부지에 자리 잡은 크고 작은 숙소·행사장의 건축 면적만 16만㎡에 이르며, 5만㎡에 이르는 호수를 끼고 있다.

청와대 영빈관은 1978년에 만들어졌다. 경복궁의 외관에 프랑스 궁전 양식으로 인테리어를 했는데, 외국 정상 만찬 등 행사와 함께 대통령 기자회견, 대통령 직속위원회 회의 등 다목적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블레어 하우스, 댜오위타이와는 달리 외빈의 숙소는 없었다. 이 때문에 외국 정상 등이 방문할 때 묵을 수 있는 영빈관 숙소 건설은 외교부의 숙원이었다. 송현동 부지 등에 전통 한옥을 짓는 아이디어 등이 제시됐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최근 대통령실의 비공개 예산 편성으로 논란이 된 영빈관 건립은 숙소와 행사장을 함께 짓는 개념이었다. 대통령실이 새로 자리 잡은 용산 개발 방향을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었다. 대통령실 주변에 각종 부속 건물은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다른 정부 부처도 옮겨올 필요는 없는지, 용산 정비창 개발 계획 등과는 연계할 것인지 말 것인지. 그런 과정에서 영빈관 건립도 각 부처나 언론에서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논의될 사안이었다. 그런데 맥락도 없이 영빈관 예산이 불쑥 불거져 나오면서 논란이 된 것. 결국, 대통령실의 기획·추진·위기 대응의 총체적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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