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장관, '美 인플레법'에 "한미관계 어려워지면 美 소탐대실"

"미 공급망 강화 큰 흐름 추진..움직임에 차별 요소 바람직하지 않아"
21일 미 상무장관 면담 "큰 그림에서 이야기 할 것"

방미 중인 이창양 산업부장관은 20일(현지 시각)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한·미 협력 분위기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이런 관점을 미국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이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반도체 공급망 4개국 협력체인 칩4,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 등을 거론하면서 “다양한 면에서 다자 간, 미국과 한국이 참여하는 협력이 진행 중”이라며 “좋은 협력 분위기 속에서 IRA(의 세액공제 차별 조항)가 생김으로써 한국 언론이나 한국 정부, 일반 여론, 또 국회 이런 곳에 미국의 노력에 대해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진행 중인 공급망 강화 움직임이 포용적인 공급망이 돼야지, 그 속에서 차별적 요소가 진행되거나 자국을 너무 우선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라고 했다.

이 장관은 이날 베리 무어 앨라배마주 공화당 하원의원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한다. 지역구인 앨라배마에 현대차 공장이 있는 점 때문에 이날 면담에서 IRA에 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 장관은 또 같은 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내 여론을 전달했다고 그는 전했다. 이 장관은 방미 이튿날인 21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을 만나 IRA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한국에서 처음 만났는데 (러몬도 장관과) 얘기가 잘 통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IRA 등 문제로 관계가 안 좋아지거나 국내 여론이 안 좋아진다면 다른 큰 틀에서의 접근에 상당히 정치적인 모멘텀이 낮아질 수 있다. 소탐대실할 수 있다”라며 “그런 비유를 (미국 측에) 얘기할 것이고, 미국 쪽에서도 그에 대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 장관은 최근 통과한 반도체육성법에 있는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선 “잘못 집행되면 세계 메모리 시장을 불안하게 한다는 면이 있을 것이고, IRA 전기차 조항과 마찬가지로) 이는 세계 전체 산업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 영향을 준다면 미국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어필할 것)”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