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비행기 놓쳤다" 불만 쏟아진 유럽 허브공항..인천공항에 'SOS'

암스테르담(네덜란드)=이민하 기자 2022. 9. 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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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 방문한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운영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연간 여객은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전의 85% 수준인 6000만명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기자단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12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 도착했다.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공항협의회(ACI) 5단계 인증행사에 참석하는 공식 일정을 이틀 앞당겨 네덜란드부터 들른 것이다. 스키폴공항을 운영하는 스키폴그룹에서 인천공항과 허브공항간 전략적 협업을 하고 싶다는 긴급 요청을 받아서다.

스키폴공항은 코로나19(COVID-19) 이전의 '유럽 3대 허브공항으로 복귀'(back in the top 3) 하는 정상화 작업에 힘을 쏟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 전세계 공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정상화를 진행 중이지만, 이 과정에서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가 발생하면서 보안검색 시간 지연, 수화물 분실 등 이용자 민원이 쏟아진 탓에 지난 15일 딕 벤쇼프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기도 했다.

외부적으로는 12년간 유지해왔던 프랑스 샤를드골공항과 '허브링크(Hublink)' 협업 계약이 지난해 11월 종료, 새로운 협업 파트너공항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 대표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전략적 협업 등을 위한 유력한 파트너로 꼽힌다.
출국 대기시간 1~2시간으로 단축…5분만에 출국심사 'VIP 서비스'도 운영
스키폴그룹의 초청으로 인천국제공항기자단은 20일 스키폴공항을 찾았다. 이날 오후 3시30분 도착한 스키폴공항은 아직 항공사 탑승수속 창구는 안 열었지만, 출발 시간 5시간 전부터 200여명 이상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통상 1~2시간 정도 소요되는 출국 수속시간이 4시간 이상 걸린다는 안내 때문이었다. 빠르게 회복된 여객 수요에 비해 코로나 시기에 줄였던 인력 다시 충원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보안검색인력이 크게 부족한 탓에 검색을 받다가 비행기 시간을 놓쳤다는 말들이 나올 정도다. 관련 민원은 올해들어 2000건 이상이 접수됐다. 탑승수속이 지연돼 비행기를 놓치거나 수화물이 늦게 도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탑승수속 지연은 우려와 달리 크지 않았다. 1시간 만에 항공사 탑승수속을 마치고 보안검색대까지 20여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5시를 막 지난 시간 모든 출국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다만 20여대가 넘는 보안검색대 중 6~7대만 운영되고 있었다. 스키폴그룹에 따르면 9월 기준 출국대기 시간은 인력 부족 문제로 목표 대비 30~50분까지 지연되는 상황이다. 탑승수속 후 출국절차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10여분 안팍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키엘 스키폴공항 이사는 기자단과 만나 "당장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컴퓨터단층(CT) 스캐닝으로 보안검색을 대체하는 방편을 쓰고 있다"며 "보안 부문뿐만 아니라 식음료(F&B) 서비스 인력 등을 충원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인력들이 지난 3년 새 다른 직업을 구했거나 방역 업무 쪽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즉각적인 인력 충원이 어렵다"며 "비행기 슬롯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여객 수요에 제한을 두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스키폴공항은 일반 출국 서비스 외에 VIP 출국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과거 왕족과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간소화된 출국 서비스를 유료 상품으로 내놨다. 1회 이용 시 비용은 300~400유로(약 42만~54만원)선이다. 하루 이용자는 90~130여명이다. 간편 출국 심사와 전용 라운지, 전용 카트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기자단은 스키폴공항 측의 협조로 간편 출국심사를 일부 체험해볼 기회를 얻었다. 모든 절차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비카 스키폴공항 고객경험 팀장은 "간편 출국심사 등 VIP 서비스는 허브 공항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특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3대 허브공항 복귀 목표 스키폴공항…CEO 사임·지분 제휴 종료 등 악재
이달 20일 방문한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운영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연간 여객은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전의 85% 수준인 6000만명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기자단
1916년 개항한 스키폴공항은 영국 히드로공항, 프랑스 샤를드골공항과 함께 유럽 3대 허브공항으로 꼽힌다. 80개 항공사가 취항, 운항노선은 264개다. 직항 취항노선 수는 유럽 내 1위, 환승 노선은 전세계 5위 수준이다. 코로나 이전 연간 여객실적은 7096만명으로 인천공항(7057만명)을 웃돈다. 지난해는 651만명, 올해는 2019년 대비 85% 수준인 6000만명까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에는 한 달동안 518만명이 다녀갔다.

7~8월 여름휴가철 이용자 민원이 급격하게 늘면서 지난주 벤쇼프 CEO는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다만 후임이 오기 전까지 임시적으로 업무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3대 공항에서 체면을 구긴 상황에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셈이다. 인천공항공사와 전략적 제휴 협상을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취지의 일환이다. 김경욱 공사 사장이 벤쇼프 CEO 등 주요 경영진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었다. 지분 제휴 가능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키폴공항은 전세계 주요 허브공항을 상대로 전략적 헙업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2008년부터 유지해왔던 프랑스 샤를드골공항과 협업계약은 지난해 11월 종료됐다. 이에 스키폴그룹과 프랑스 공항운영사인 ADP그룹은 각각 지분 8%를 맞교환(지분 스와프)했다가 내년 5월까지 새로운 지분교환 대상을 찾는 중이다.

키엘 이사는 "인천공항도 지분 맞교환 등 전략적 파트너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두 공항 모두 문화적·철학적으로 세계 허브공항이라는 공통점으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항이 아니라 주주들의 결정이기 때문에 확정된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키폴공항의 주요 주주는 네덜란드주, 암스테르담시, 로테르담시 등 정부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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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네덜란드)=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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