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와 유리광택 너머의 외계..마티 브라운 아시아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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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에 놓인 색색깔의 유리알에는 반질반질한 광택과 함께 감상자의 상이 반사돼 맺힌다.
윤이 나는 실크에 염료를 먹인 추상화 작품에는 무지개인 듯 오로라인 듯 오묘한 빛의 파장이 담겼다.
독일 예술가 마티 브라운(54)은 인류가 오래 사용해 온 유리와 실크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활용해 이질적이면서도 우주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알알이 빛나는 유리구슬들은 마치 외계인의 눈알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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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테이블에 놓인 색색깔의 유리알에는 반질반질한 광택과 함께 감상자의 상이 반사돼 맺힌다.
윤이 나는 실크에 염료를 먹인 추상화 작품에는 무지개인 듯 오로라인 듯 오묘한 빛의 파장이 담겼다.
독일 예술가 마티 브라운(54)은 인류가 오래 사용해 온 유리와 실크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활용해 이질적이면서도 우주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갤러리현대는 21일부터 마티 브라운의 아시아 첫 개인전인 'Ku Sol'을 연다.
핀란드어로 달을 뜻하는 단어 'kuu'와 라틴어로 태양을 가리키는 'sol'을 합쳐 완전히 다르지만 빛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요소를 동일선상에 올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실크 추상화 연작과 유리 조각, 실험적으로 제작한 공연 사진 등 50여 점을 선보였다.
인도 영화감독 사트야지트 레이의 공상과학(SF) 각본 '외계인'에서 큰 영감을 받은 뒤 인식과 초월적 존재에 대해 생각해 온 작가의 고민이 녹아있는 작품들이다.
알알이 빛나는 유리구슬들은 마치 외계인의 눈알을 연상케 한다. 실크에 입힌 색깔들도 초자연적인 강렬한 빛의 스펙트럼이나 우주망원경으로 엿본 풍경에 가깝다.
개인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브라운 작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인은 어떤 사건에 의해 정해진 인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현재 우리가 보는 것들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작업 배경을 설명했다.
재료가 주는 역사성과 특징에도 주목했다.
유리 조각은 모두 독일 남부에서 전통 유리공예 기법으로 만들었고, 실크는 인도네시아에서 직물 사업을 하는 지인을 통해 들여왔다.
그는 "실크는 빛이 중요한 소재"라며 "실크 추상화에 색을 계속 더하면 어두워지고 탁해지지만, 그 밑에는 은은한 빛(glow)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각본 '외계인'에 대한 애정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은 2006년 영국 런던에서 해당 줄거리를 바탕으로 무대를 구성한 뒤 사진으로 남긴 작업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E.T'와 유사한 이 스토리는 영화화되지 못했는데 이를 극으로 구현한 뒤 사진을 찍은 것이다. 일부러 영상 기록물은 남기지 않았다.
그는 "영상이 아니라 사진으로 남긴 것이 더 시적인 작업"이라며 "(외계인 각본을) 영화로 만들면 어떨지 상상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화는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행위"라며 이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다양한 요소를 찾아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다음 달 23일까지.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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