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은 왜 안 되나"..지역건보료 주택대출금 공제 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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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실거주 목적의 주택을 사면서 관련 대출을 받으면 건강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주택금융부채 공제 제도'가 9월부터 시행됐는데, 임대주택 분양 전환을 포함해 장기간 거주하던 집을 구입한 사람은 제도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이기도 한 A씨는 올해 9월부터 주택금융부채 공제 제도가 시행된다는 점을 알고, 신청이 시작된 지난 7월 일찌감치 신청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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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입일·주택취득일 중 이른 날 기준, 임대주택 등 살던 집 사면 대상 제외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실거주 목적의 주택을 사면서 관련 대출을 받으면 건강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주택금융부채 공제 제도'가 9월부터 시행됐는데, 임대주택 분양 전환을 포함해 장기간 거주하던 집을 구입한 사람은 제도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제도 시행 이후에야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울산 한 공공임대주택에 2015년 입주해 살다가, 5년간의 의무 임대 기간이 종료된 지난해 1월 분양 전환을 통해 살던 집을 구입했다.
당시 모자란 돈은 은행에서 주택 관련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이기도 한 A씨는 올해 9월부터 주택금융부채 공제 제도가 시행된다는 점을 알고, 신청이 시작된 지난 7월 일찌감치 신청을 마쳤다.
이 제도는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를 산정할 때, 공시지가 5억원 이하인 1주택 가구가 주택 구입을 위해 받은 대출금을 최대 5천만원까지 공제해주는 것이다.
제도 목적이나 대상자 기준에 모두 부합하기에 대상자로 선정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A씨는 9월 건강보험공단에 결과를 문의한 결과 부적합 통보를 받았다.
'주택에 전입한 날짜와 은행 대출을 받은 날짜가 시기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어서'라는 게 이유였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은 대출일 기준을 '주택 취득일 또는 전입일 중 빠른 날 기준 전후 3개월 이내 대출'이라고 홈페이지 등에서 안내하고 있다.
즉 A씨는 주택 취득일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전입일이 기준이 되며, 이는 대출받은 날과 5년 이상 간격이 있기 때문에 적용 대상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애초 설정한 기준에 따라 심사한 것인데, 이대로라면 제도 적용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구입하는 집으로 이주하면서 전입하는 경우가 아닌, A씨처럼 임대주택 분양 전환을 하거나 전·월세로 살다가 해당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제도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주택을 구입하면서 금융부채를 지게 된 지역가입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의 제도가, 일선 현장에서는 구입한 집에 전입한 시기에 따라 혜택을 차등 부여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A씨는 21일 "부적합 이유를 설명해준 공단 직원도 현재 제 상황과 같은 민원이 많다면서 난처해했다"라면서 "1주택을 구입하면서 대출금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살던 집을 구입하면 혜택을 못 본다는 제도적 허점을 만들어서 괜한 논란과 역차별만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것인지, 알면서도 보험료 할인 혜택을 줄이려고 의도적으로 대상자를 축소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쪽이든 졸속 추진"이라고 꼬집었다.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도 A씨와 같이 '제도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민원 제기가 이어지자 부랴부랴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복지부 등은 주택금융부채 공제 제도를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7월부터 신청을 받고, 9월분 보험료부터 공제를 반영했다.
이에 따라 A씨와 같은 사례를 제도 대상자에 포함하려면 다시 시행령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도 현재 문제를 인지하고 시행령 개정을 포함한 후속 대응을 검토 중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다시 시행령을 개정해 대상자를 확대하는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면서 "그때까지 공제 적용을 받지 못하는 신청자들은 혜택을 9월분부터 소급 적용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되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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