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률 높이는 ‘양날의 검’ 면역센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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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결정적 유전자가 발견됐다.
평소 외부 침입자를 인지하던 면역 유전자가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오히려 치명적인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의 이상준 교수는 "선천 면역 센서로 알려진 ZBP1 유전자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라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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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결정적 유전자가 발견됐다. 평소 외부 침입자를 인지하던 면역 유전자가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오히려 치명적인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의 이상준 교수는 “선천 면역 센서로 알려진 ZBP1 유전자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라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세인트 쥬드 아동 연구병원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달 26일 ‘사이언스 면역학’에 게재됐다.
◇면역세포 과잉으로 사이토카인 폭풍 불러
ZBP1 유전자는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인지하고,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만들라는 신호를 준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침투하면 이 유전자가 과도하게 작동해 사이토카인이 지나치게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사이토카인 폭풍’이다. 이 바람에 온몸에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고,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식세포로 ZBP1 유전자가 사이토카인 폭풍의 원인임을 확인했다. 대식세포는 외부 침입자를 잡아먹는 면역세포이다. 연구진이 효소 단백질인 유전자 가위로 대식세포에서 ZBP1 유전자를 없앴더니 대식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죽지 않았다. 유전자가 그대로 있는 면역세포는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멸했다.
연구진은 ZBP1 유전자가 세포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별히 잘 인지한다고 밝혔다. 그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사이토카인을 만들어 전신 염증을 부른다는 것이다. 이상준 교수는 “면역세포는 병원체와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잘못하면 스스로 공격하는 양날의 검”이라며 “이번 연구는 어떤 선천 면역 센서가 균형을 깨고 사이토카인 폭풍과 사망을 일으키는지 밝혔다”라고 말했다.
◇인터페론 효과 없는 이유도 규명
연구진은 바이러스 치료에 흔히 쓰는 인터페론이 코로나19 환자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이유도 찾아냈다. 인터페론은 면역 센서가 바이러스를 인지하면 분비되는 면역물질이다. 바이러스와 싸울 면역단백질을 만들도록 하는 전령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ZBP1 유전자가 인터페론에 의해 더 강력하게 발현되면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ZBP1 유전자가 있는 실험동물이 코로나19에 걸리면 일부는 생존하지만, 인터페론을 주입하면 모두 죽었다. 반면 ZBP1 유전자를 제거한 동물은 그대로 두거나 인터페론을 주입하는 두 경우 모두 일부만 죽었다. 이 교수는 “ZBP1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면 면역세포의 활성화 균형을 맞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약물을 만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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