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연결돼야 한다[오늘을 생각한다]

2022. 9. 21. 07: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폭우와 가뭄, 산불, 생물 멸종 등 기후위기가 낳은 전 지구적 재난은 이제 ‘이변’이 아니다. 이미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특별한 조치를 통해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폭을 1.5도에서 저지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2019년 대비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30년까지 43%, 2050년까지 84% 줄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각국 정부의 과감한 기후위기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 ‘기후악당’ 국가들의 기후위기 대응은 이에 한참 미진하다.

2019년 가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여했다. 5000여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전 세계 공동행동으로 기획됐다. ‘글로벌 기후파업’이란 이름으로 제안된 이 주간에 150개국 4500여 장소에서 760여만명이 모였다고 한다. 기후정의운동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때 다수를 차지했던 건 유럽과 북미의 도심 시위였다. 서구 선진국들이 지금의 기후위기에 많은 책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은 더 확산했다. 다양한 저항이 일어났고, 미국에서는 버니 샌더스의 그린뉴딜정책을 위시한 급진적 대안들이 정치 논쟁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문제는 동아시아다. 3년 전에도 동아시아는 서구에 비해 실천이 미약했다. 한국, 대만, 일본, 중국 등은 1인당 탄소배출량이나 전체적인 규모 면에서 큰 책임이 있지만, 인식과 실천에선 부족한 점이 많다. 그나마 서울, 자카르타,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등에서 수천명 규모의 집회가 열렸고, 다른 도시들에선 규모가 극히 작았다.

기후위기는 플라스틱 빨대를 소비하지 않겠다는 등의 개인적 실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진짜 문제는 각국 정부와 기업에 있다. 정부는 훨씬 강도 높은 탄소 배출 경감 정책을 시행해야 하고, 기후악당 기업들의 무책임한 이윤추구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

한국의 기후악당 기업들은 동남아 곳곳에서 탄소 배출을 크게 늘리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발전기업들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고, 포스코는 쿠데타로 시민을 학살한 미얀마 군부와 협력해 슈웨 가스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겉으론 ‘ESG경영’을 떠들지만,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석유회사의 지분 35%를 보유 중이다.

이런 초국적 기만에 대응하려면 동아시아의 평범한 사람들은 더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 오는 9월 24일, 광화문 일대에서 수만명의 시민이 모이는 기후정의행진이 열린다. 이날 집회가 우리의 생존을 지키고, 동아시아가 연결되는 중대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누군가 대신 해결해주지 않는다. 우리한테 달려 있다.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

인기 무료만화

©주간경향 (weekly.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