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권 가뭄 불렀다 태풍 이끌다..북태평양 고기압의 '두 얼굴'

황덕현 기자 2022. 9. 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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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에 이어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경상권에 피해를 주자 '태풍의 길'을 만든 북태평양 고기압의 양면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국 북태평양 고기압은 장마철 직전까지 경상권에 가뭄을, 태풍 북상 때는 국소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는 기반이 된 셈이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도와 위상 변화에 따라 태풍의 이동 경로와 속도, 또 가뭄 지속 상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면밀하게 관찰·분석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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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시 경상권 중심 가뭄·축소 때는 '태풍 길' 만들어
태풍 '물폭탄'에도 여전히 가뭄 '심각'..기상청 "관찰·분석 중"
중부지방은 연이은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는 반면 남부지방은 극심한 가뭄이 이어졌다. 지난 8월 11일 오전 울산 울주군 대곡댐 상류가 바닥을 드러낸 채 수풀만 무성하게 자라있다. 2022.8.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이어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경상권에 피해를 주자 '태풍의 길'을 만든 북태평양 고기압의 양면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8월 장마철과 기록적 폭우에도 경상권 가뭄을 야기 시켰고, 그 뒤엔 '가을 태풍'을 경상권으로 이끌어 폭우를 뿌리면서 극과 극의 날씨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7~9월 계절적 특성 때문인데, 기상청은 기후변화와 라니냐 등에 따라 이같은 양상이 계속 나타날지 면밀하게 관찰 중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9월 초 북상했던 힌남노는 오른쪽에 북태평양 고기압, 왼쪽에 티베트 고기압을 둔 경상권을 통해 상륙했다. 난마돌은 북태평양 고기압 오른쪽으로 북상했다. 이때는 티베트 고기압이 중국 서북쪽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결국 북태평양 고기압이 태풍을 경상권 상륙·영향으로 이끈 것이다.

태풍 백서에 따르면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서쪽 가장자리를 도는 형태로 북상한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여름철 시작 시기인 6월 중국 남동부인 홍콩 인근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후 매달 조금씩 동쪽으로 줄어드는데, 이 때문에 우리나라엔 7~9월 중 태풍이 가장 많이 찾아오게 된다.

그러나 올해 9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2개는 모두 통상의 태풍 진로보다 왼쪽으로 치우쳐서 북상했다. 태풍백서는 9월엔 태풍이 일본을 관통하거나 남부를 통해 이동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강하게 버티면서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줬다.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했던 9월 19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해안에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고 있다.2022.9.1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이는 기후변화 등에 따른 라니냐 지속도 영향을 미쳤다.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북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며 태풍 발달이 더 쉬워진다. 열대 요란 수준에 머물 수 있는 저기압이 태풍까지 발달해 우리나라까지 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니냐는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관측지점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한편 봄부터 초여름까진 확장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은 태풍 영향에 앞서 가뭄을 불렀다. 따뜻한 공기가 단단하게 자리 잡으면서 비구름이 유입되지 못하게 막는 셈이다.

특히 이같은 양상은 경상권에서 두드러졌다. 경상권 동·남해안이 우리나라에서 북태평양 고기압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강수량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3~8월 강수량은 대구 339.9㎜, 포항 340.5㎜로 전국 평균 777.3㎜의 절반에 못 미쳤다. 서울(종로구) 누적 강수량(1282㎜)과 비교하면 26.5%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중부 지방에 4번 비가 올 때 경상권엔 1번만 비가 내린 꼴이다.

결국 북태평양 고기압은 장마철 직전까지 경상권에 가뭄을, 태풍 북상 때는 국소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는 기반이 된 셈이다.

그러나 태풍이 뿌린 비로도 경상권 가뭄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기상청은 지난 12일 공개한 '기상가뭄 현황'을 통해 경남 서부와 경북 중부에 여전히 기상 가뭄이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기상 가뭄은 해당지역 강수량이 평균 강수량보다 적어 건조한 기간이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도와 위상 변화에 따라 태풍의 이동 경로와 속도, 또 가뭄 지속 상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면밀하게 관찰·분석하겠다고 설명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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