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팩 시대오나"..'공모가 1만원' 스팩 연달아 상장

손엄지 기자 2022. 9.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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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공모주가 사라진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형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가령 주당 1만원인 비상장회사가 공모가 2000원짜리 스팩과 합병할 때 기존에는 비상장회사 주주에게 스팩 5주를 나눠주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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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공모가 1만원..'소멸합병방식' 단주 처리 문제 때문
"증권사, VC의 인수합병 역량 커져..대형 스팩 상장 이어질 듯"
하나금융25호스팩 증권신고서 (금감원 전자공시 Dart)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대어급 공모주가 사라진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형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스팩의 공모가도 2000원이 아닌 1만원으로 대폭 높아졌다. '스팩소멸합병' 방식이 도입된 것이 큰 이유지만, 추세적으로 스팩의 대형화도 이뤄지는 분위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16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마무리한 하나금융25호스팩이 이달 중 상장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스팩은 공모가 2000원의 관행을 깬 첫 1만원짜리 스팩이다.

공모규모는 400억원이다. 최근 상장한 유안타제9호스팩의 공모금액은 100억원, 신한제10호스팩은 65억원이었다. IBKS제18호 스팩 공모규모 역시 80억원으로 통상적으로 스팩의 규모가 100억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규모가 큰 스팩의 등장이다.

뒤이어 공모규모 300억원 규모의 삼성스팩7호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발기인의 전환사채(CB) 물량까지 합치면 420억원에 달하는 대형 스팩이다. 이 역시 공모가는 1만원으로 정했다.

올해 2월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스팩소멸합병' 방식이 스팩 활성화와 대형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스팩 합병 시 기존에는 스팩이 남고 합병 대상 법인이 소멸하는 방식만 있었다면, 이제는 스팩이 소멸하고 합병 대상 법인이 존속법인으로 남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팩소멸합병' 방식의 문제는 단주(1주 미만의 주식)처리다. 스팩은 규모가 더 큰 기업과 합병을 하게 되는데 스팩이 아닌 피합병법인이 존속법인으로 남게 되면 해당 회사의 주주가 아닌 스팩주주에게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

가령 주당 1만원인 비상장회사가 공모가 2000원짜리 스팩과 합병할 때 기존에는 비상장회사 주주에게 스팩 5주를 나눠주면 됐다. 하지만 스팩이 소멸되는 방식의 합병이라면 스팩 주주에게 비상장회사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 그러면 스팩 1주를 들고 있는 주주는 0.2주를 받아야 한다. 이는 단주이기 때문에 스팩 주주는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피합병법인의 주식 가격을 스팩의 가격과 맞추면 되지만, 이 경우 액면가를 쪼개거나 무상증자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이 생긴다. 이에 거래소도 스팩소멸합병 방식의 도입 당시 증권사에 스팩의 공모가를 높이는 방식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소멸합병 시 단주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증권사들에 스팩의 공모가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달한 바 있다"면서 "공모가는 전적으로 증권사가 정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주관사 입장에서는 합병 시 절차를 더 간단하게 만들기 위해 공모가를 1만원으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팩 가격이 오르면서 상장주식수가 적다면 낮은 유통물량으로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상장주식수도 늘리는 대형화 방식을 선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형스팩의 등장이 IPO 시장의 침체와 제도 개선 시기와 맞물렸지만,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보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수조원 가치의 기업과 합병하는 이른바 '메가스팩'도 많다. 또, 증권사의 IB 역량이 강화되면서 높은 가치의 기업과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것도 과거보다 원활하다.

한 벤처투자(VC)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수천억원의 스팩도 많이 상장하고, 스팩합병이 활성화되어 있다"면서 "국내 증권사나 VC도 좋은 회사를 찾아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역량이 많이 커졌고, 기업들도 스팩 합병 상장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있어 대형 스팩 상장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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