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사냥', 클리셰는 없다..폭주하는 살인병기와의 사투 [시네마 프리뷰]

정유진 기자 입력 2022. 9.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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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늑대사냥'(감독 김홍선)은 국내 공개에 앞서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작품이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의 반응은 영화의 특성을 여러 모로 추측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대사냥'은 그저 그런 내용을 다루는 잔인한 액션 영화라고 치부하기는 어려운, 의외의 측면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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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사냥'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늑대사냥'(감독 김홍선)은 국내 공개에 앞서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작품이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의 반응은 영화의 특성을 여러 모로 추측하게 만들었다. 특히 폭력의 수위에 대한 언급들이 많았는데, 일각에서는 한국 영화 중 강한 폭력 수위로 종종 회자되는 '악마를 보았다'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늑대사냥'은 소문대로 자르고 터지고 피가 난무하는 극단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영화를 본 이들이 종종 '고어(Gore) 영화' 같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웬만한 사람들은 눈을 뜨고 감당하지 못할 잔인한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대사냥'은 그저 그런 내용을 다루는 잔인한 액션 영화라고 치부하기는 어려운, 의외의 측면들이 존재한다. 액션과 SF, 판타지까지 여러 장르의 융합과 클리셰를 피한 배우의 활용, 극단으로 밀어붙인 냉혹하고 어두운 세계관은 비슷한 류로 치부되는 범죄 액션 영화들의 관습을 파괴한 것이라 재미와 가치가 있다.

영화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하는 바다 위 거대한 움직이는 교도소 내에서 일어난 반란으로 인해 극한의 생존 게임이 펼쳐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내용은 편의상 크게 3부로 나눌 수 있다. 1부에서는 절대 악처럼 보이는 죄수 박종두(서인국 분) 무리가 일으킨 반란에 흔들리는 경찰 이석우(박호산 분) 이다연(정소민 분)의 생존기, 2부에서는 갑자기 등장한 순수하고 절대적인 폭력 그 자체인 알파(최귀화 분)가 주도하는 무시무시한 학살극이 펼쳐진다. 이어 3부에서는 사연을 품은 죄수 도일(장동윤 분)과 프론티어 타이탄호에 직접 파견을 나오는 중앙 해양 특수 구조단 팀장 오대웅(성동일 분)의 맞대결이 대미를 장식한다.

배우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 특히 보고 있는 이들의 인간성 마저 훼손시키는 듯한 절대적인 악인 박종두로 분한 서인국의 변신이 새롭다. 서인국은 필리핀에서 이송되는 잔인한 범죄자를 연기하기 위해 몸을 불리고 온몸에 문신 스티커를 붙였다. 비주얼 뿐만 아니라 박종두가 행하는 충격적인 행위들은 호감형 배우 서인국에게서 의외의 면을 끌어내며 충격을 안긴다. 최귀화가 연기한 괴물 인간 알파는 이 영화의 정체성이다. 알파의 순수한 폭력성 앞에 악한 인간도, 선한 인간도 한낱 입김처럼 공중분해된다.

'늑대사냥'의 가장 특별한 점은 희망의 싹을 다 잘라버리는 듯한, 하드보일드한 세계관이다. 시사회 때 감독이 예고했듯 프리퀄과 시퀄이 존재하기에 일말의 희망마저 모두 사라지게 한 것은 아니나, 헤어나올 수 없는 악몽 속에 있는 듯한 영화 특유의 설정들과 분위기가 보는 이들에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든다. 잔혹성 때문에 쉽게 도전하기는 어려운 영화이나 흔하지 않은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면이 분명한 영화다. 러닝타임 121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다. 21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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