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페루산 녹두 원산지 둔갑 의혹 철저히 밝혀야

2022. 9. 2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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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농산물 수입시장이 혼탁하기 그지없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특히 페루산 녹두는 2020년 FTA 협정관세율 폐지 이후 1년만에 수입량이 6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녹두 총수입량이 1만6213t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연간 수입물량의 절반 이상을 페루에서 들여온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페루에서 수입한 녹두·팥의 원산지 둔갑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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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철폐 후 수입량 60배 늘어
생산량보다 많아…출처 의심돼

빗장 풀린 농산물 수입시장이 혼탁하기 그지없다. 세계 각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불법수입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수입업체가 값싼 냉동·건조 농산물을 들여오면서 실제보다 낮은 값으로 수입신고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가 하면 유통 과정에서 이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일도 허다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페루산 녹두·팥 수입량이 갑자기 눈에 띄게 늘어 불법수입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특히 페루산 녹두는 2020년 FTA 협정관세율 폐지 이후 1년만에 수입량이 6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33.7t에 불과했던 수입량은 지난해 8561.2t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녹두 총수입량이 1만6213t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연간 수입물량의 절반 이상을 페루에서 들여온 셈이다.

현재 녹두·팥은 FTA 민감품목으로 지정돼 각각 607.5%, 420.8%의 고율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페루산은 한·페루 FTA로 2020년부터 관세가 철폐된 상태다. 관련업계는 관세 철폐 이후 페루산 녹두 수입 증가를 예상했으나 불과 1년만에 이처럼 수입량이 급증한 것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수입업체가 생산지로 꼽은 곳은 해발 3000m 이상 고지대로 녹두·팥 재배가 불가능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연작이 가능한 녹두의 특성을 고려해도 생산량이 수입량보다 많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석연찮은 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페루 정부의 생산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녹두 재배면적은 177㏊, 생산량은 266t에 불과하다. 아울러 팥은 생산량이 전무해 아예 생산통계조차 작성하지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페루에서 수입한 녹두·팥의 원산지 둔갑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수입한 물량이 페루에서 생산한 것이 아니라면 볼리비아·브라질 등 인접국에서 생산한 물량을 수입업체가 원산지를 속여 들여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관세포탈을 목적으로 농산물을 불법수입하는 것은 국가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해당 농산물의 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해 농가가 생산을 포기한다면 그것 또한 문제다. 피해를 막으려면 당국이 철저히 실상을 밝혀 의혹을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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