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포탄자국 어루만진 음악의 힘

김여진 2022. 9. 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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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과 한반도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등록문화재들이 그대로 공연 무대가 됐다.

일제의 탄압과 공산치하에서 장렬히 버티다 잔해만 남은 옛 철원제일교회, 총탄 자국이 생생히 살아있는 철원 노동당사다.

■ 철원 온 퀸엘리자베스 우승자 2002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철원제일감리교회는 강원영서북부 지역의 선교와 교육, 사회봉사의 중심지였다.

이 철원제일교회 옛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3명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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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Z페스티벌 공연 장소 눈길
옛 철원감리교회·노동당사 등
등록문화재 배경 정상급 무대
▲ 국가등록문화재 옛 철원제일교회에서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우승자 최하영, 2위 이바이첸 첼리스트가 공연하고 있다.

전쟁의 상흔과 한반도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등록문화재들이 그대로 공연 무대가 됐다. 일제의 탄압과 공산치하에서 장렬히 버티다 잔해만 남은 옛 철원제일교회, 총탄 자국이 생생히 살아있는 철원 노동당사다. 최근철원에서 PLZ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린 클래식 무대는 화려한 공연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남겼다.

■ 철원 온 퀸엘리자베스 우승자

2002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철원제일감리교회는 강원영서북부 지역의 선교와 교육, 사회봉사의 중심지였다. 일제강점기 당시 교회를 중심으로 신사참배에 반대했고, 공산 치하에서도 반공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폐쇄된 교회 건물은 인민군의 병영으로 사용되다 사라져 지금은 잔해만 남아있다.

지난 17일. 이 철원제일교회 옛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3명이 섰다. 한국, 중국, 벨기에 출신 연주자들이다.

지난 6월 벨기에에서 열린 2022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을 장악, 기립박수를 받으며 우승한 최하영과 2위 중국 출신 첼리스트 이바이첸(Yibai Chen)이 함께 올랐다. 최하영의 첫 국내 투어의 일환으로 강원도 공연은 PLZ 페스티벌을 통해 성사됐다. 이번 전국투어 일정 중 정식 공연장이 아닌 무대는 이곳이 유일하다. 최하영은 쇼팽과 브리튼의 첼로소나타를, 이바이첸은 바흐와 브람스 등의 곡을 연주했다.

2007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수상자이자 스타인웨이 공식 아티스트인 벨기에 출신 피아니스트 라이브레히트 반베케보르트가 옛 교회 건물을 따뜻한 선율로 함께 채웠다.

▲ 철원 노동당사 앞에서 펼쳐진 하림과블루카멜앙상블 공연 모습.

■ 노동당사에 울린 세계음악

18일 철원 노동당사 앞에서는 하림과 블루카멜 앙상블이 평화의 음악을 울렸다. 한국전쟁 전까지 북한 노동당 철원지부 건물로 포탄자국 등 전쟁의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뮤지션 하림과 7인조 블루카멜앙상블은 만요와 국악, 전세계 민요, 민속음악 등 쉽게 들을 수 없는 장르의 곡들을 연주했다.

특히 우리 민족에게 벌어진 전쟁과 이산의 슬픔을 노래한 ‘먼아리랑’을 비롯해 범 아랍권 민요 미실루(misilou), 유대인의 민요 하바나길라(hava nagila), 내전으로 고통받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사랑하는 민요(Beshno az nay) 등을 통해 아직도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가와 문화권의 평화를 기원했다.

1938년에 발표된 만요 ‘풍차도는 고향’과 윤심덕의 ‘사의 찬미’ 등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청춘의 삶을 노래한 ‘청춘계급’, ‘노랫가락 차차차’, 조선중기 문인 임제의 시에 곡을 붙인 현대 국악 ‘북천이 맑타커늘’, ‘태평가’와 스페인, 집시의 음악 등 쉽게 들을 수 없는 장르의 음악들이 연주됐다.

이날 객석에는 사할린 동포 50여명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하림과 블루카멜앙상블은 이 소식을 듣고 무려 10분여간 앵콜을 이어가며 관객들을 위로했다.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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