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태풍과 남방큰돌고래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 원장 2022. 9. 21.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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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는 해녀와 어부들이 곰새기 또는 수애기라고 부르는 남방큰돌고래가 산다.

이렇게 16년간 식별한 제주 연안의 남방큰돌고래가 120여마리로 확인됐다.

역사에 기록되기 전부터 제주 바다에서 살아왔던 남방큰돌고래도 거센 태풍의 파도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남방큰돌고래의 생태 연구를 위한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는 태풍이 지나간 9월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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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장


제주 바다에는 해녀와 어부들이 곰새기 또는 수애기라고 부르는 남방큰돌고래가 산다. 이 돌고래는 옛날부터 제주 연안에 정착해 살아온 탓에 제주 속담이나 이야기에 자주 등장한다. '곰새기 올 때 궂인 것 하나 조친다'라는 해녀들의 말이 있다. 이 말은 '돌고래 뒤에는 궂인 것, 즉 상어가 따라다닌다'는 뜻으로 제주 해녀들은 돌고래가 오면 상어가 나타날 것을 대비한다.

얼마 전 종영한 TV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등장한 덕분에 육지 사람들에게도 이들의 존재가 많이 알려졌다. 언젠가는 남방큰돌고래를 꼭 보러 가겠다고 다짐하던 우영우처럼 드라마를 시청한 많은 사람이 남방큰돌고래를 직접 보고 싶어 한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서 쉽게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비교적 최근까지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무엇을 먹는지, 몇 마리가 있는지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정확한 종 분류조차도 이뤄지지 않아 비슷한 종인 큰돌고래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고래, 물범 등 해양포유류를 보전·관리하기 위해 지난 2004년 고래연구센터를 신설하고 곧바로 제주 돌고래에 대한 예비조사를 실시했다. 2007년부터는 매년 4차례 계절별 정기조사를 편성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형태학적·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이 돌고래가 동해에서 주로 관찰되는 큰돌고래와는 다른 종이라는 사실을 밝혀 논문으로 발표하고 '남방큰돌고래'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성장하면서 다른 개체와 다투기도 하고 또 바위에 부딪히는 등 치열한 생존 과정에서 등지느러미 뒷부분에 상처가 생긴다. 이 상처의 형태가 개체마다 달라 등지느러미 부위를 사진 촬영하여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개체를 식별하는데 활용한다. 이렇게 16년간 식별한 제주 연안의 남방큰돌고래가 120여마리로 확인됐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제주도를 지나갈 때 서귀포 해상에서는 최대 21m(미터)가 넘는 파고가 기록됐고 해안가 파고도 7m에 이르렀다. 평소 손에 잡힐 듯 가까운 해안까지 접근하는 남방큰돌고래는 태풍의 거센 물결 속에서 바다 속 암반에 부딪혀 상처를 입거나 물 밖으로 떠밀려 좌초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은 태풍이나 큰 폭풍이 몰려오면 수심이 깊은 먼 바다로 잠시 몸을 피한다. 그렇지만 여기라고 안전한 곳은 아니다. 80분 동안 숨을 참고 수심 깊은 곳까지 잠수하는 향고래와는 달리, 연안에서 주로 생활하는 남방큰돌고래는 숨을 그리 오래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통 1분 간격으로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숨을 쉬는데 오래 잠영한다고 하더라도 최대 5분을 넘기지 못한다. 태풍이 몰고 온 거친 파도 속에서도 숨을 쉬기 위해서는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는 것이다. 이때 유영 능력이 떨어지는 약하고 어린 개체는 물결에 휩쓸려 어미를 잃어버리고 죽음을 맞기도 한다.

태풍이 오면 사람이나 돌고래나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역사에 기록되기 전부터 제주 바다에서 살아왔던 남방큰돌고래도 거센 태풍의 파도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남방큰돌고래의 생태 연구를 위한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는 태풍이 지나간 9월에도 계속된다. 이번 태풍에도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이 무사한지 개체식별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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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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