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中 역사 왜곡에 당당히 맞서야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중국 국가박물관이 지난 7월 베이징에서 개막한 고대 청동기 유물전에서 한국사 관련 연표 중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해 논란이 빚어지자 중국 측이 한국사 연표를 철거한 일이 발생했다. 중국이 2002년부터 고구려와 발해를 ‘소수 민족 지방 정권’으로 자국 역사에 편입하기 위해 추진해온 동북공정(東北工程)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중국은 동북공정뿐 아니라 탐원공정, 단대공정 등 일련의 역사 공정을 통해 몽골, 티베트, 신장, 동북 3성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2000년대 초 시작된 ‘탐원공정(探源工程)’은 신화와 전설의 영역이던 삼황오제 시대까지 자국사에 포함시켜 중화 문명의 기원을 최고 1만년 전으로까지 끌어올리는 프로젝트였다. 1990년대 중반 시행한 ‘단대공정(斷代工程)’도 기록이 불분명한 고대 하나라, 은나라(상나라), 주나라까지 역사적 연대를 확대하는 게 목표였다. 중국은 또 황하 문명보다 빠른 요하 문명을 자국사로 윤색해 중국 문명의 뿌리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 왜곡·날조의 밑바닥에는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고, 주변국은 모두 동이(東夷)·서융(西戎)·남만(南蠻)·북적(北狄) 오랑캐라는 중화사상과 역사 패권주의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고 책봉을 받았던 속국이란 인식이 머릿속 깊이 박혀 있다. 고대에는 조공과 책봉이 일종의 외교 관계였다는 사실은 안중에 없다. 우리는 중국의 지속적인 역사 왜곡에 대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중국과의 역사 전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 국가 전략 차원에서 중국의 역사 왜곡에 치밀하게 대비하고 당당히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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