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출신으로 올림픽 출전한 제 얘기, 영화로 나와요"

박정훈 기자 2022. 9. 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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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 삶 다룬 영화 넷플릭스서 11월 공개
내전을 피해 지중해를 건너 고국 시리아를 탈출한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24). 그는“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했다. /유스라 마르디니 트위터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난민들을 위해 아직 바꿔나가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합니다.”

14세의 나이에 2012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시리아 국가대표로 출전하며 촉망받는 선수였던 소녀는 2015년 내전을 피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야 했다. 언니와 함께 고장 난 보트를 붙잡고 수영해 고국을 탈출한 소녀는 2016년 리우 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연달아 난민팀 수영 대표로 출전하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 사연의 주인공 유스라 마르디니(24)의 이야기가 넷플릭스 영화로 공개된다.

마르디니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더 스위머즈(The Swimmers)’ 시사회에 참석해 “이 영화는 전 세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며 “이 영화가 변화를 일으키기를 바란다”고 했다. 샐리 엘 호사이니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유스라 마르디니와 그녀의 언니 사라 마르디니의 실화를 다뤘다.

오는 11월 23일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인 ‘더 스위머즈’에는 경기 도중 포탄이 떨어져 수영장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 마르디니 자매가 탄 고무보트가 조난당해 밤새 지중해를 헤엄치는 모습, 그리고 결국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뤄내는 장면 등이 담겼다. 마르디니는 “영화를 보면서 2분마다 울었다”고 했다.

마르디니의 탈출기는 영화보다도 영화 같다. 2015년 여름 튀르키예를 거쳐 그리스로 탈출하던 마르디니 자매는 지중해 한가운데서 보트 엔진이 멈추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수영선수였던 유스라 마르디니와 친언니 사라 마르디니, 그리고 난민 일행 중 두 명이 물에 들어가 배를 밀어냈고 3시간 30분에 걸친 사투 끝에 시동이 다시 걸리면서 일행은 무사히 그리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르디니 자매는 이후 독일로 갔고 그해 9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정착에 성공했다. 부모도 자매를 따라 독일로 넘어와 다시 가족이 만났다. 이후 난민 올림픽팀이 결성되면서 유스라 마르디니는 2016년과 2020년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2019년에는 국제수영연맹 독립선수로 광주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이런 스토리를 영화로 만든 엘 호사이니 감독은 “이 영화는 더 안전하고 나은 삶을 위해 고향을 떠나 모든 위험을 무릅써야만 했던 평범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며 “이 영화가 난민과 젊은 아랍 여성들에 대한 지겨운 고정관념을 뒤집길 바란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실제 친자매인 레바논 배우 나탈리 이사와 마날 이사가 각각 유스라와 사라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마르디니는 “난민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했다. 2017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 대사로 활동 중인 마르디니는 “시리아에 있을 때에는 난민이 무엇인지, 내가 난민이 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아무도 난민에 대해 교육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난민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며 “난민도 다른 이들과 똑같이 대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부터 인지하도록 이민자와 난민의 이야기를 교육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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