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중러 언급없이..현상변경·핵·인권유린 세력 맞설 '연대' 호소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자유와 평화 위협, 연대로 극복
유엔 도움으로 성장한 한국..함께 책임 다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욕=뉴스1) 나연준 유새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자유와 평화를 각종 위협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첫 세션에서 전체 회원국 정상 중 10번째로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제사회의 자유와 평화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핵무기 위협,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 등을 떠오르게 만드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는 경우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의 주제인 '분수령의 시점'은 우리가 직면한 글로벌 위기의 심각성을 대변함과 동시에 유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출발점은 우리가 그동안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축적해온 국제 규범 체계와 유엔 시스템을 존중하고 연대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가별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기에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자유'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자유'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의 연대로 각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질병과 기아로부터의 자유 △문맹으로부터의 자유 △에너지와 문화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며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재정 여건과 기술력이 미흡한 나라에는 과감한 지원이, 탈탄소 추진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 기술 등을 공유하고, 디지털 기술 선도 국가의 기술 전수 및 투자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유엔이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 유네스코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유엔의 시스템과 그동안 보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온 규범 체계가 더욱 강력하게 지지되어야 한다"며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규범 체계에 등을 돌리고 이탈하게 된다면 국제사회는 블록화되고 그 위기와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과거 유엔의 도움으로 위협을 이겨내고 오늘날처럼 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국제사회의 '연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도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이 창립된 직후 세계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의미 있는 미션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UN군을 파견하며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라며 "한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