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첫 유엔총회 연설.. "자유 위협, 국제사회 연대해 지켜야"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 데뷔전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자유와 연대였다. '자유'는 21번, '연대'는 8번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유엔을 중심으로 한 자유 가치 공유국 간 강력한 연대, 국제사회 번영을 위한 대한민국의 책임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 헌장은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 수준의 향상을 촉진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또한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인류의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대해 그 위협을 제거하고 자유를 지켜야 하듯이,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해 그 자유를 지켜야 한다"며 "우리들의 현대사는 이렇게 연대하고 힘을 합쳐 자유를 지키고 문명적 진보를 이룩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력·인권 유린 등에 의해 침해받는 자유 수호를 위한 유엔 중심 국제사회 연대는 이번 연설의 핵심이다. 자유 등 유엔의 보편적 가치를 지지하는 국제사회 연대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 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현재 직면한 이 위기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확고한 연대의 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자유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유엔의 시스템과 그동안 보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온 규범 체계가 더욱 강력하게 지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 본질과 원인을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국제사회가 그 해결을 위해 역할을 분담하고 힘을 합치는 노력들이 더욱 강력하게 실행돼야 한다"며 "전환기적 위기의 해결책으로서 세계 시민과 국제사회의 리더 여러분들에게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에 대한 확신에 찬 지지를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인류의 자유·평화를 위한 유엔의 역할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질병과 기아로부터의 자유, 문맹으로부터의 자유, 에너지와 문화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며 "유엔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엔경제이사회, 유네스코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제는 더 폭넓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기술력 미흡 국가 지원, 탈(脫)탄소 추진을 위한 국가 간 에너지 기술 공유, 국제 디지털 격차 해소 등을 유엔과 국제사회의 주요 역할로 거론했다.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최근 긴축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ODA(공적개발원조) 예산을 늘렸다"며 "대한민국은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ACT-A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세계은행 금융중개기금에 3천만 달러를 공약하는 등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 시민의 자유와 국제사회 번영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참여 중인 것과, 오는 11월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각료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할 계획도 밝혔다. 또 인류 공동과제 해결 동참을 위한 감염병 대응 글로벌펀드 기여도 확대를 약속했다.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Green ODA(녹색공적개발원조)'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도울 것이며, 혁신적 녹색기술을 모든 인류와 공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디지털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전자정부 디지털 기술을 개도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 이전하고 공유해 왔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하고 지원과 교육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 창립 직후 세계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의미있는 미션은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유엔군을 파견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라며 "유엔의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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