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공급 순풍의 역풍 반전

장보형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2022. 9. 2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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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도 세간의 이목은 역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에 쏠렸다.

직접적 계기는 코로나 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이지만 기저에는 지정학적 긴장고조와 반세계화 확산, 또 기술혁신의 부작용과 노동공급 제약 등의 공급역풍이 작용하고 여기에 기후변화 대응도 그 부담을 가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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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형 연구위원

지난 8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도 세간의 이목은 역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에 쏠렸다. 그의 '보다 간결하고 초점을 좁힌, 더 직접적인 메시지'는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고강도 긴축을 당분간 지속하겠다는 의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잭슨홀에 모인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런 입장을 뒷받침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이른바 '대(大)안정기'(the Great Moderation)의 교훈에 주목했다. 대안정기는 1990년대 이후 30여년간 선진국 위주로 물가와 경제성장이 안정된 호시절을 뜻하는데 중앙은행 전문가들은 그 동력으로 대체로 통화정책의 기량향상을 강조한다. 1970년대 '대인플레이션기'(the Great Inflation)를 극복하는데 독립적인 중앙은행의 단호한 물가안정 의지와 공세적인 금리인상이 주효했다는 논리다. 잭슨홀 참석자들도 대부분 이런 평가에 공감하는 모습이었고 지금도 파월의 발언처럼 공세적 통화긴축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하지만 대안정기는 그저 '운'의 결과라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경제 내부의 동학이나 중앙은행 정책보다는 우연히 겹친 행운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제결제은행(BIS)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총재는 이른바 '공급순풍'에 주목한다. 즉 냉전해체 이후 지정학적 환경개선이나 세계화와 기술혁신, 또 양호한 인구구성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공급여력이 대폭 확대되면서 일상적인 수요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그 결과가 저물가와 견실한 성장의 조합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생산성 부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풍부한 공급과 저물가로 인해 저생산성 문제가 은폐되면서 구조개혁이 지연된 것이다. 또 이런 생산성 부진을 금융시스템의 성장과 부채증가로 상쇄한 결과가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아울러 기술혁신 역시 기대한 생산성 증대 효과보다는 오히려 시장경쟁을 저해하며 승자독식의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공급순풍이 아예 '공급역풍'으로 돌아서면서 물가불안이 커지고 있다. 직접적 계기는 코로나 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이지만 기저에는 지정학적 긴장고조와 반세계화 확산, 또 기술혁신의 부작용과 노동공급 제약 등의 공급역풍이 작용하고 여기에 기후변화 대응도 그 부담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BIS 총재는 더이상 수요관리의 효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대신 오랫동안 간과된 공급제약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한다.

사실 공급문제는 중앙은행이 감당할 수 없고 주로 재정의 소관이다. 그러나 잭슨홀 참석자들은 오히려 통화정책 본연의 역할, 즉 물가안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급제약 탓에 물가 불확실성이 큰 데다 인플레이션 기대도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긴축공세로 인한 경기부담은 물론 공급제약의 해소방안 등엔 크게 관심이 없다. 정작 지금은 물가안정을 빌미로 한 중앙은행의 수요억제보다 생산과 투자를 확대할 재정의 역할이 더 중요한 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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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형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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