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교과서에 실리는 '한강의 기적' 우리는 왜 빼려 하나 [사설]

2022. 9. 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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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현지시간)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는 한국의 발전상을 교육 과정에 포함하도록 세계지리 10학년 (한국의 고교 2학년)과 세계역사 11학년 교육과정 가이드라인을 변경하고 최근 이를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사진은 세르히 슈칼렛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 장관(왼쪽)과 김형태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 [사진 =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제공]
러시아 침공을 받아 참혹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교과서에 '한강의 기적'을 싣는다고 한다. 전 국토가 초토화된 6·25전쟁 폐허를 딛고 70여 년 만에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이 어떻게 기적 같은 경제 발전을 이뤘는지 학생들에게 가르쳐 그 교훈을 배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처참한 전쟁을 수행하는 와중에도 국가 재건의 꿈을 잃지 않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초인적 의지가 놀라우면서도 '한강의 기적'을 국가 재건 모델로 삼은 게 너무도 반갑다. 특히 우리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강의 기적'을 애써 삭제하려는 반국가세력이 준동하는 국내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검증된 타국의 성공사례를 배우려는 건 당연하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의 고교 2·3학년에 해당하는 세계지리 10학년, 세계역사 11학년 교육과정에 '한강의 기적'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함축하는 키워드인 '한강의 기적'이 세계사적으로도 무에서 유를 일군 매우 드문 사례라는 방증일 것이다. 식민 지배를 받던 가난한 나라 중 산업화·민주화·선진화를 이룬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이게 가능했던 건 '잘살아 보자'는 구호 아래 국민들이 피땀 흘려 이룬 한강의 기적 덕분이다. BTS·오징어게임·기생충으로 이어지는 K한류도 '한강의 기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자유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2018년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꾸면서 '한강의 기적'을 삭제했다.

이 같은 문 정부 교육과정 지침 탓에 내년부터 초등학생 5~6학년이 배울 사회교과서 11종 중 '한강의 기적'을 서술한 건 단 4종에 불과하다. 자신들이 반대하는 박정희 정부의 성과를 인정하기 싫어 '한강의 기적'을 덮으려는 것만큼 편협한 태도는 없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이라는 적대의식을 갖도록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주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업적과 성취를 부정하는 해괴한 교과서가 존재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 도대체 한강의 기적을 지우려는 자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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