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폭우 속 이웃 지킨 수해영웅들 표창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조현조(49)·조향옥(40)씨 자매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달 8일 밤 심상찮은 소리를 듣고 집 밖으로 나갔다. 집 앞 주차장 바닥이 꺼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조향옥씨는 소방서와 경찰서 등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으며 조현조씨는 주차돼 있는 차량 4대를 이동하기 위해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씨 남매는 바닥 침하가 심해지자 인근 연립주택 35가구를 직접 방문해 문을 두드려가며 이들이 신속히 대피하도록 했다.
양천구는 해당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벌인 지 5일 만에 주민들을 귀가시킬 수 있었다. 복구작업이 조기에 완료될 수 있었던 것은 주민 육완호씨(70) 덕분이었다. 육씨는 이곳 토박이로 지역 일대 각종 기반시설은 물론 땅속 가정 하수도 배관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어 현장을 복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신정동 김성환씨(63)는 지난달 17일 집중호우로 발생한 포트홀(도로파임)을 지나치지 않고 바로 신고했다. 김씨는 출근길 운전 중 도로에 난 구멍을 보고 하차해 휴대전화 플래시를 비춰 도로 하부에 있는 빈 공간을 찾아냈다. 자칫 도로 침하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김씨의 발빠른 신고 덕분에 복구 공사를 하루 만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양천구는 중부지방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에서도 이웃을 지키기 위해 맹활약을 펼친 이들 ‘시민영웅’에게 모범구민 표창을 수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다급했던 상황 속에서도 이웃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시민영웅들이 있었기에 다시 일어날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체계적인 재난 대응과 대비 시스템을 구축해 모두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양천구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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