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백화점보다 비싼데 누가 면세점서 사나요" [밀착취재]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환율에
향수·립스틱 등 명품 브랜드
국내 일반매장보다 값 더 줘야
2022년 7월 매출액 한 달 새 15%↓
“이럴 거면 한국 가서 사는 게 낫겠네요.”
그렇지 않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여행객이 감소한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공항 면세점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일부 상품은 백화점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면세점을 찾는 발길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 감소가 이어지자 국내 면세점들은 환율 보상 및 적립금 혜택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내국인 고객들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매장 기준 환율 및 구매금액에 따라 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LDF PAY’(엘디에프 페이)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갈 경우, 차액을 일부 보상해주는 프로모션을 신설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이달 말까지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318만원 상당의 적립금을 지급한다.
정부는 여행자 편의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면세 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 또 주류 면세 한도도 400달러 이하 1병(1L)에서 총 2L 이내 2병으로 확대했다.
면세업계는 매출을 회복하려면 환율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여행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정가로 비교하면 백화점보다 비싸 보이지만 할인 혜택 등을 감안하면 그래도 면세점에서 사는 게 메리트가 있다”며 “환율이야 프로모션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지만 매출이 회복되려면 여행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 아직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국제선 항공편 회복세가 더뎌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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