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육지가 된 섬..급증한 관광객에 주민 몸살

한솔 2022. 9. 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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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가장 긴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됐습니다.

보령해저터널로 사실상 육지가 된 원산도는 지난 10개월 동안 손님맞이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는데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장 K, 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말을 맞은 보령 원산도입니다.

작은 항구에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습니다.

밀물처럼 들어왔던 관광객이 빠져나간 뒤 적막해진 평일 오전, 섬 곳곳을 살펴봤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과 비닐류가 도로변에 나뒹굴고 쓰레기 배출지역이 아닌 곳에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캠핑장 인근 솔밭에서 제가 10여 분 만에 찾은 쓰레기들입니다.

쓰고 버린 폭죽과 빈 술병, 담배꽁초 등 갖가지 쓰레기가 뒤섞여있습니다.

주민들은 태안을 잇는 원산안면대교와 보령을 잇는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차량 통행이 쉬워지면서 섬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차에서 숙박하며 낚시와 캠핑 등을 즐기는 '차박'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과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갑두/원산도 주민 : "기본적으로 종량제 봉투를 안 사고 그냥 자기들 비닐봉지에 버리고 가고 아무 데나 버리고 투기하고 가고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된 뒤 한 달 평균 20만 대의 차량이 원산도를 찾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주민 천 명이 사는 원산도에서 배출되는 각종 쓰레기가 주말 기준 5배나 늘었습니다.

주민들을 괴롭히는 건 쓰레기뿐만이 아닙니다.

작은 항구마다 차량이 몰리다 보니 주차와 차량 통행도 전쟁입니다.

[최상철/보령시 오천면 원산1리 이장 : "시내버스가 그저께 같은 경우는 첫 차가 들어오지를 못했어요. 막혀서. 항 내에서 (캠핑을) 안 했으면 좋겠어요. 텐트 치고 캠핑카가 너무 많이 와서 여기에서 2~3일씩 묵으니까..."]

관광객이 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기대는 옛말, 터널을 통해 10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섬을 스쳐 지나가거나 준비해온 음식을 먹고 가는 경우가 많아 지역 주민들 마음속엔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장갑두/원산도 주민 : "실질적으로 캠핑카로 오시는 분들은 다 자기들이 싸가지고 옵니다. 자기들이 먹고 버리고만 가지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런저런 개발 소식에 투기꾼이 몰려와 외지인 땅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며 점점 원주민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나날이 늘어가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한솔 기자 (s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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