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공연장서 '마스크 없는' 함성 울리나
독감에 취약시설은 유지.."영·유아 실내 착용 먼저 없애야"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유행이 정점을 지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완전해제 등 방역조치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혜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방역지원단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실외는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아 남은 의무를 해제한다면 가장 먼저 검토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번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 변이로 인한 재유행이 정점을 지났고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도 안정세를 유지함에 따라 마스크 착용 의무 또한 조정 필요성에 대해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다만 50인 이상의 행사·집회는 밀집도 등을 고려해 의무를 유지했다. 당국이 방역조치 완화를 검토함에 따라 조만간 야구장 등 스포츠 경기장을 비롯해 콘서트장 등 50인 이상 군중이 모이는 실외 행사에서 마스크를 벗게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부터 본격화한 이번 재유행은 8월 말 정점을 찍고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4만7917명으로 추석 연휴 직후였던 지난 13일(5만7286명)의 80% 수준이다. 9월 둘째주 주간 확진자는 전주 대비 20.1% 감소했으며, 감염재생산지수도 0.82로 4주 연속 1 이하를 유지했다. 위중증·사망 위험이 큰 60세 이상의 확진자 규모와 발생 비중도 전주 대비 모두 감소했다.
현재 강제성을 띠는 주요 방역조치로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일부 의무를 비롯해 확진자 7일 격리, 실내 마스크 착용, 요양병원·시설 등의 접촉면회 제한, 해외 입국자 입국 후 1일차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이 있다. 당국은 위험도가 가장 낮은 실외 마스크 일부 의무조치부터 해제하고, 해외 국가 등의 사례를 감안해 입국 후 1일차 PCR 검사도 해제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요양병원·시설의 방역조치도 일부 완화할 수 있는지 보고 있다.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실외는 계속 바람이 불기 때문에 50명이든, 100명이든 제한을 두지 않고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 수 있다”며 “다만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까지 내려졌기 때문에 현행 감염취약시설의 방역조치나 실내 마스크 착용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올겨울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동시 유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두 질환의 유행 상황 및 의료대응체계를 점검하면서 방역조치 완화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영·유아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우선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이들 교육이나 발달에 있어서 부작용들이 매우 많이 나오고 있다”며 영·유아부터 마스크 의무가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단장은 브리핑에서 “영·유아 마스크 착용에 따른 정서나 언어, 사회성 발달의 부작용 문제는 인지하고 있다.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향미·허남설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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