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많이 떨어졌는데..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 9. 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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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는 19일(현지시간) 국채수익률이 올랐음에도 상승했다.

이는 주목해야 할 현상인데 국채수익률이 오르는 만큼 증시는 조정받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국채수익률이 오르면 증시는 하락한다. 국채수익률 상승은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떨어뜨리고 기업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첫째, 국채수익률이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은 떨어진다.

현재 미국의 2년물 국채수익률은 4%에 육박하고 있다. 안전한 국채에 투자해 연 4%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에 투자할 만한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국채수익률이 오르면 기업들이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도 떨어진다. 현재 가치는 미래 가치를 무위험자산(국채)의 수익률만큼 할인해 구한다. 국채수익률이 높을수록 기업들의 미래 이익이 갖는 현재 가치는 떨어진다.

이 2가지 이유로 인해 국채수익률이 올라가면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떨어지게 된다.

셋째. 국채수익률이 올라가면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 순이익이 줄게 된다. 물론 현금이 풍부한 기업들은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이익이 늘어나겠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실적 압박을 받게 된다.

모간스탠리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리사 샬레트는 이날 국채수익률이 십수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는데 증시의 밸류에이션이나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그만큼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통화정책 긴축으로 인한 실질 금리 상승세는 즉각적인 증시 밸류에이션의 하락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궁극적인 순이익 전망치 햐향을 의미하는데 향후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17.4배"라고 지적했다.

이어 "10년물 국채의 실질 수익률이 현재 1%로 4년만에 최고치에 다가가고 있는데 증시의 PER은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지난 5월과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10년물 국채의 실질 수익률이 지금 수준이었던 지난 6월만 해도 S&P500지수가 3666.77로 지금보다 더 낮았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 오른 3899.89로 마감했다.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오후 3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0.042%포인트 상승한 3.489%를 나타냈다. 이는 오후 3시 종가 기준으로 2011년 4월12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2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0.087%포인트 오른 3.946%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7년 10월17일 이후 15년만에 최고치다.


샬레트는 오는 21일 FOMC에서 연방기금 금리가 예상대로 0.75%포인트 올라 3~3.25%가 됐을 때 10년물 국채수익률의 움직임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기금 금리가 최종적으로 4% 위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최근 사이클 범위의 상단을 뚫고 올라갈지, 아니면 박스권 밑에 머무르며 연방기금 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연방기금 금리 밑으로 떨어지는 역전 현상은 매우 드물다"며 "그러한 일은 통상 상당폭의 증시 하락과 함께 일어나는데 2001년과 2006년, 2018년이 그랬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자들은 증시 밸류에이션과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기보다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긴축이 궁극적인 금리 인하를 앞당길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 결과 높은 PER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이 논리엔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이날 '국채수익률 상승은 주식에 대한 계산을 바꾼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채수익률 상승은 증시에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래터개스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업 중 배당수익률이 2년물 국채수익률보다 높은 기업은 16%에 못 미친다. 배당수익률이 10년물 국채수익률보다 높은 기업도 채 20%가 안 된다. 이 같은 비율은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케이티 닉슨은 WSJ에 "그 동안 많은 투자자들이 (저금리로) 수익을 얻을 만한 다른 자산이 없어 주식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감수했다"며 "이제는 '굳이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위험자산인 국채의 수익률이 3% 후반까지 올라간 만큼 리스크 대비 수익률 관점에서 국채가 주식을 대체할만한 수준이 됐다는 의미다.

팩트셋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은 현재의 긴축 사이클에서 연방기금 금리가 최종적으로 내년 4월에 4.41%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하드 랜딩(경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증시엔 또 다른 악재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과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의 악재가 증시에 이미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악재가 모두 반영된 상태라도 증시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필요한 것이 있다.

가격이 너무 싸서 팔 사람이 소진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악재 속에서 증시가 바닥을 딛고 올라갈 만큼 증시가 저평가된 수준이 아니란 점이 문제다. 특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채수익륙과 비교할 때 주식이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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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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